“당신으 55년 동안 어떡게 지내고 있소/우리가 만나면 얼굴을 알아 볼 수 있을가요?/훈날 나도 당신찾아 하늘나라가면 나를 찾아 주소/우리 만날때까지 편이 게싶시오”
남해군이 지난해 11월 개최한‘찾아가는 한글교육 글짓기 대회’에서 박상엽(76, 고현면 대사) 할머니가 한국전쟁 당시 사별한 남편을 그리며 쓴 가슴 뭉클한 편지의 글이다. 박 할머니는 이 글로 글짓기 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했다.
박 할머니를 비롯해 그날 글짓기 대회에 참가한 300여명이 넘는 늦깎이 학생들은 비뚤비뚤, 맞춤법 틀리는 글로 그동안 떠안아 온 문맹의 짐을 벗어 버리고 가슴 속에 묻어 둔 사연들을 쏟아 냄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그 감동이 올해 또 남해에서 재현된다. 한평생 까막눈으로 살아왔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지난 2년 동안 군에서 실시한‘찾아가는 한글교육’을 통해 익힌 글 솜씨를 뽐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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