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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7-10-25 10:3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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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도시 남해군이 어려운 시기에 태어나 우리글을 배우지 못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마을로 찾아가는 한글교육’을 실시하고, 그동안 늦깎이 학생들이 다져온 한글실력을 뽐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군은 군내 마을에서 한글교육을 받고 있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외국인 며느리 등을 대상으로 지난 24일 오후 2시 군민회관에서‘찾아가는 한글교육 글짓기대회’를 가졌다.

 
글짓기대회는 제시된 주제에 맞춰 작문실력을 겨루는 글짓기와 문장을 보고 한글 맞춤법에 맞춰 얼마나 예쁘게 글을 쓰는지를 평가하는 글쓰기 등 2개 부문으로 나눠 실시됐다.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대회에는 글짓기 부문 105명과 글쓰기 202명 등 모두 307명이 참가했다.

이날 군민회관은 대회에 참가한 300여명의 늦깎이 학생들이 저마다 쌓은 한글 실력을 뽐내기 위한 선의의 경쟁과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나온 하영제 군수와 군내 기관단체장, 그리고 가족과 면민들로 열기가 가득했다.

 
그동안 글을 몰라 평생 자신의 이름조차 제대로 써보지 못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글의 주제와 문장이 주어지자 놀랍게도 긴 글을 또박또박 써내려갔다. 정성들여 한자씩 글을 써내려가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가족들은 놀라움과 감격에 눈시울을 적셨다.

남해군이 지난 2005년부터 마을마다 찾아다니며 노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친 노력의 결과가 이날 나타나고 있었다. 처음에는 글을 모른다는 부끄러움에 교육장에 나오기를 꺼려했던 어르신들이‘찾아가는 한글교육’을 다니면서 쌓은 한글실력이 어느덧 장문의 글을 쓰게 만들었던 것.

최고령자로 글쓰기 부문에 참가한 김분순 할머니(88, 남면 임포마을)는 “한평생 글을 몰라 겪었던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늦게나마 글을 깨치게 돼 이제 더 이상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또 대회에는 외국인 며느리들이 10명이나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베트남, 캄보디아, 중국 등에서 시집온 이들은 같은 마을 할머니들과 한글을 배우며 새로운 문화에 정착해 나가고 있다.

대회 시상은 평생학습추진위원회 위원과 교육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부문별 대상 1명을 비롯해 은상, 동상, 장려상 등 입상자 45명을 선정, 오는 12월 정례조회 때 있을 예정이다. 대회 입상작 등 우수작은 작품집으로 발간돼 찾아가는 한글교육 부교재로 활용된다.

한편 남해군내 199개 마을 1970여명의 늦깎이 학생들이 현재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에서‘찾아가는 한글교육’을 통해 우리말을 배우며 문맹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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