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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10-28 18:01:38
  • 수정 2015-11-02 17: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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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민 생명의 젖줄 길안천을 사수하라!!”, “여러분의 밥그릇에 누군가가 국 한 숟가락 떠놓고는 그 밥그릇을 통째로 빼앗아 가려 한다면 여러분은 그저 가만히 밥그릇을 빼앗기고 있을 것입니까!”, “저들에게 물을 빼앗기고 길안천을 바싹 말려 버리는 등신 같은 안동 사람으로 남을 것입니까!”

지난 2013년 11월 27일 안동신시장에서 열린 한밤보 취수저지 및 안동댐·임하댐 피해보상 총 궐기 대회에서 범시민대책위원회 대책위원장인 장대진 경북도의회 의장이 목소리 높였던 대회사의 일부이다.

수자원공사가 길안 한밤보에서 자연수를 취수해 영천댐과 포스코로 공급하려는 계획에 반대하며 안동댐과 임하댐으로 인한 안동시민들의 피해를 보상하라는 외침이었다. 길안천에서 취수를 하게 되면 하류지역은 건천화가 진행되면서 농사는 물론 생태계와 지역에 각종 피해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미 안동시민들은 댐 2개로 인해 피해를 겪고 있기에 자명한 사실로 인정됐으며 마지막 남은 청정자연수를 지키기 위한 투쟁은 많은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안동시의회와, 안동상공회의소, 농민회 등 지역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길안천 취수를 반대했으며 약 3만5천여 명의 시민들이 반대서명운동에 동참하며 사업의 백지화를 요구했다. 


안동시민들은 지난 2001년에 완공된 영천도수로 건설 이후 길안천에 물이 마르기 시작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안동의 길안천은 유일한 생태하천으로 안동시민들이 마시는 식수원이다. 안동시민들에게 물을 공급하는 용상취수장이 길안천의 물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임하댐물도 있지만 그나마 청정지역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이 희석해줌으로써 양질의 물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길안천에 물이 마르고 안동댐과 임하댐의 통수가 시작되면 안동시민들은 안동댐물을 마셔야 한다. 봉화 석포제련소와 강원도 탄광지역에서 흘러 들어오는 중금속오염물을 마셔야 하는 불편함이 생기게 된다. 

이렇듯 식수문제만 보더라도 작은 일이 아닌 길안천 문제는 길안댐 건설반대 이후 지난 20여 년간 지켜온 중차대한 사안이다.  

하지만 지난 9월 16일 수자원공사의 하천점용 및 공유수면 점용 및 사용 실시계획을 승인해 준 안동시장은 지난 10월 26일 열린 안동시의회 임시회에서 “의회와 충분한 협의와 토론을 거치지 않고 적법성만 고려한 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발언을 했다. 

그리고 김한규 안동시의회 의장도  “최근 의회운영과 관련하여 차질을 일으킨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고만 했을 뿐 집행부의 길안천 하천점용 및 공유수면 점·사용 실시계획승인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거론치 않았다. 단지 이를 강행시킨 김수현 의원의 징계를 위한 윤리특별위원회만 구성했다.

시의회의 역할 중에는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기능이 있다. 그동안 과정을 보면 길안천 취수를 위한 집행부의 하천점용허가와 실시계획승인을 안동시의회는 약 한 달 이 지나서야 알고 문제시해 왔다.

지역의 중요한 사안에 대한 의회의 역할이 성덕댐 용수 길안천 취수 반대특별위원회가 있었음에도 제대로 역할을 못한 셈이다. 그럼에도 이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고 업무적인 분담을 이유로 사과를 하지 않았다. 

물론 ‘미안하다’는 사과 한마디로 그만인 사안이 아니다. 최소한 사업승인을 독단적으로 강행시킨 전말을 공개하고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설득과 명분을 내놓아야 할 책임이 깊다고 하겠다. 이는 안동시의회와 안동시가 길안천 취수반대를 위한 그동안의 약속을 지켜내지 못해서 안동시민들의 밥그릇을 빼앗긴 등신으로 만들고  후대에 할말을 잃게 만든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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