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한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과 서쪽 끝에 각각 자리 잡고 있는 한국과 스페인은 거리만큼이나 서로에게 낯선 존재이다. 그러나 극과 극은 만난다고 했던가? 따지고 보면 스페인만큼 한국과 유사한 역사를 가진 나라도 찾아보기 드물다. 두 나라는 상이한 문명의 교차 지역에 위치하여 수많은 외적의 침략을 받은 반도국가라는 점과 근대화의 물결에서 뒤쳐져 역사의 주변부로 밀려난 후 동족상잔의 비극과 기나긴 독재의 체험을 했다는 점 등을 공유한다. 그러나 스페인은 세계 8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며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옛 면모를 되찾고 있고, 한국은 세계 12위의 경제력과 과학기술로 새롭게 무장한 신흥강국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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