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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복무요원의 역할과 복지국가 - 임기현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대구사회복무교육센터장
  • 기사등록 2016-12-02 11:05:24
  • 수정 2016-12-07 11: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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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경남 통영의 한 장애인복지관에서의 일이다. 재활치료를 받다 호흡곤란으로 쓰러진 장애인을 복지관 소속 사회복무요원이 119 구급대가 출동하는 시간동안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결국 그 장애인은 생명을 잃지 않았다. 유사한 사례는 지난 해 의정부에서도 전해졌다. 

이같이 언론에 알려진 응급상황에서의 미담사례 외에도 우리 사회복무요원들의 역할과 활약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고단한 복무로 휴식이 필요한 주말에도 남모르게 봉사활동에 나서는 사회복무요원도 있다. 아동시설을 찾아 소외된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주기도 하고 십시일반 용돈을 모아 홀로 겨울을 나는 어르신 댁에 연탄을 들여 놓는 사회복무요원도 있다. 기타를 메고 사회복지시설을 찾아다니며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삼삼오오 뜻을 모아 동네 어귀 담벼락에 예쁜 벽화를 그려주는 사회복무요원들도 있다.

이제 사회복무요원들은 우리사회 곳곳에서 각자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들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살펴보면 더 믿음이 간다. 복지시설에서 현장 사회복지사들도 힘겨워 하는 노인수발과 장애인보조 그리고 세탁과 청소에 이르기까지 사회복무요원들의 능숙한 미션수행은 이제 일상적인 모습이 되었다. 기초생활수급대상자들의 어려움을 경청한 후 담당 사회복지직 공무원과 해결책을 논의하기도 하고 쌀 포대를 메고 취약계층을 찾아 구슬땀을 흘리기도 하는 읍면동주민센터에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의 모습도, 든든한 우리사회의 작지만 큰 안전망이다. 

이러한 변화들은 지난 2008년 사회복무제도 전격 도입의 결과일 것이다. 겉보기에는 병역대체복무제도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아주 중요한 복지시스템의 기능을 담당하는 정책이다. ‘사회복무제도’ 그리고 그 제도의 틀 속에는 사회복지대상자들의 행복을 위해 더 나아가 우리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복무하고 있는 사회복무요원이 있다. 

이 제도의 모태는 독일의 ‘민사복무제도’이다. 독일은 1961년 이래 50여 년간 이 제도의 시행을 통해 사회복지 분야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이 제도의 도입을 추진하는 우리에게 당시 독일민사복무청 프라우 페이트만(Frau Peithmann) 부청장이 “민사복무요원이 없는 복지국가 독일은 상상할 수 없다”고 언급한 것은 어떤 장황한 설명도 필요치 않아 보인다.

이러한 사회복무제도의 성공적 정착의 열쇠는 제대로 된 교육훈련, 그리고 국민적 지지와 응원이다. 미담의 사례가 된 사회복무요원, 남모르게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는 사회복무요원에게 그 실천의 원동력이 무엇인지 물으면 한결 같이 직무교육의 영향을 꼽는다고 한다. 바로 ‘교육훈련’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교육현장에서 수렴되는 사회복무요원들의 희망사항 가운데는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인식개선’이 가장 많다. 각자의 근무지에서 묵묵히 땀 흘리며 미래복지국가의 담금질을 하고 있는 수많은 젊은 역량들이 목말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 국민들의 ‘지지와 응원’이다. 이는 사회복무요원들의 역할과 임무수행 과정이 우리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홍보되고 인식개선의 과정을 거치며 해결될 일이다. 국민적 관심과 지지를 호소해 본다.

보건복지부 소관 사회복무요원들은 근무지 배치 전 2주간의 기본직무교육을 통해 사회복지에 대한 기본적 소양과 사회복지 대상자에 대한 이해, 인권과 응급처치술 그리고 복지시설에서의 현장실습까지 잘 짜여진 전문화교육 과정을 거친다. 또한 복무 2년차 무렵에는 다시 심화직무교육을 받는다. 현재 3일간의 교육과정으로 운영되는 심화직무교육의 강화도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최상의 교육이 양질의 서비스를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 복지국가를 염두에 두고 도입한 사회복무제도가 내년이면 열 살이 된다. 예외 없는 병역이행 체계를 정립하고 사회활동이 가능한 사람은 모두 병역의무를 이행하되 현역복무를 하지 않는 사람은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복무하게 한다는 것이 이 제도의 본질이다. 제도가 스무 살이 되고 서른이 되는 어느 날, 선진국들마저 부러워하는 복지국가 대한민국으로 우뚝 서 있기를 우리 국민들과 함께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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