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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12-11 16:01:03
  • 수정 2015-02-17 12: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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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6일 안동시의회 총무위원회 이귀분 의원이 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 지하창고를 방문했다. 조직위의 축제 인쇄물제작과 관련하여 예산낭비를 지적했기 때문에 현장 확인에 들어간 것이다.

탈춤축제가 시작된 지 17년, 그동안 조직위의 예산집행문제에 무수한 의혹들이 제기됐지만 공식적으로 비품창고를 열고 확인한 의원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지하창고의 인쇄물 제작과 관련한 질문에서 조직위 관계자로부터 호된 신고식(?)을 겪고 말았다.

이 의원은 아무렇게나 쌓여 있는 인쇄물을 둘러보며 “인쇄물을 이렇게 많이 제작할 필요가 있느냐?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조직위 관계자로부터 불성실한 답변태도와 함께 면박성 발언까지 들어야만 했다.

조직위 관계자가 “소모품관리는 필요한 때에 사용해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제 머리 속에 있다”는 답변과 “의원님이 문화행사를 몰라서 이렇게 묻는 것”이라고 답변했기 때문이다. 동행 취재에 나선 안동지역 5개 신문사 기자들 앞에서 감사중인 안동시의회의 위상문제와 함께 이 의원은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결국 이 사태는 이튿날 총무위원회 위원 전체가 항의 방문한 것을 포함, 총 4회에 걸친 조직위의 강도 높은 감사로 이어졌다. 감사를 통해 市는 조직위 운영과 축제예산의 방만함과 낭비를 인정하게 됨으로써 2014년도 조직위예산삭감이 불가피하게 됐다. 또한 시는 내달 1월 의회의원간담회에 조직위 쇄신안을 제출하게 됐다.

총무위원회는 이번 감사를 통해 많은 사안들을 지적하고 질타했다. 이중 정훈선, 김정년 의원의 활약은 이 의원 못지않은 사안들을 쏟아냈다. 조직위의 법인카드와 업무추진비의 부적절한 사용, 절차를 무시한 임금인상, 조직위 이사회와 집행위원회의 역할과 기능, 부스임대와 사업발주에 관련한 의혹, 소모품과 차량관리대장 부재, 소모성행사에 예산낭비지적 등 세부 항목에 대해 면밀히 따지고 꼬집었다.

조직위가 사용하는 1년 예산이 약 60억 원에 가깝다. 단순계산으로 축제 17년이면 1천억 원이 넘어가는 시민들의 혈세가 사용된 것이다. 기하학적인 예산들이 매년 사용되고 있지만 한 번도 이번처럼 세밀하게 지적한 적이 없다는 것이 아쉽고 안타깝다.

안동시의회는 총 18명의 의원들로 8개 지역구 2명씩과 비례대표의원 2명으로 구성돼 있다. 당 소속으로 보면 새누리당 의원 13명과 무소속 의원이 5명이다.

이번 안동시의회 총무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 활동을 통해 보여준 무소속 의원들의 지방자치행정에 대한 감사와 견제활동은 높이 평가되고 있다.

조직위 문제가 불거지자 안동지역 정가에서는 이를 잠재우기 위한 활동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이를 반증하듯 총무위원회의 조직위감사 마지막 날, 정훈선, 김정년 의원은 추가자료 요청과 확인을 요구하는 반면 나머지 의원들은 마무리발언들이 오고갔다.

지난 11월 5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 구성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그리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9일 정개특위를 구성하고 내년 6·4지방선거 현안과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정당공천제와 관련하여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입장과 제시안은 다르지만 기초의원에 대한 공천제 폐지는 공통이라고 발표됐다.

지난 대통령선거의 여·야 공약사항이기 전에 건전한 지방자치실현을 위한 정당공천제 폐지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공천제 폐지에 대한 시각이 다양하게 갑론을박되고 있지만 이번 안동시의회 행정사무감사를 지켜보며 남다른 생각이 깊어졌다. 총무위원회와 산업건설위원회로 나누어 진행된 행정사무감사는 크게 두 가지 측면이었다. 선수가 많은 의원들의 노련한 질문과 질타, 초선들의 서툴고 투박한 지적이 어우러져 의회 본연의 활동에 충실하려는 의지가 보인 반면 지역구 챙기기식 발언과 감사 진행에 형식적 질문만 던지는 의원들이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어느 쪽을 선택하든 건전하고 투명한 예산운영과 책임 있는 정치활동을 원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일 것이다. 다가오는 내년 지방선거에는 이러한 역할을 해줄 출마자가 많이 선출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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