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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관 탄생 100주년 기념, '청송 특별전' - 1966년 피카소, 타피에스, 뷔페 등을 물리치고 대상을 수상해 세상을 깜짝 놀…
  • 기사등록 2012-05-24 2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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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이자 경북 청송 출신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서양화가 남관(1911~1990) 화백 탄생 100주년을 맞아 작가의 고향 청송에서 대규모 전시회가 열린다.
 
오는 5월 30일부터 6월 13일까지 15일간 청송군 부남면 대전리 소재 청송자동차고등학교 특별전시실에서 '남관 탄생 100주년 기념 청송 특별전'이 열리며, 유족과 개인 소장가 등이 출품한 작품 110여 점과 화집, 논문, 잡지 등을 포함한 사료 50여점이 전시된다.

남관 화백은 청송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던 15세 때, 일본으로 건너가 태평양미술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하면서 작가로서의 기반을 닦았으며 6.25전쟁 때는 종군화가로 전쟁터의 참혹상을 경험했다.

인간의 희로애락과 생명의 영원성 등을 정제되고 세련된 색채에 담아, 상형문자와 같은 형상으로 인간상을 표현한 화가이다.

태평양전쟁과 6.25전쟁 등 두 차례의 전쟁을 통한 비극적 체험과 신라시대 왕관에서 응용되고 있는 듯한 형상의 조화는 마스크, 상형문자 같은 기호화된 인간형상을 그려내었고, 콜라주의 독특한 마티에르 그리고 청색을 주조로 한 서정적이며 동양적 신비의 색채를 만들어 내었다.

그의 예술이 지닌 독창성은 서구적, 현대적인 방식을 통해 동양의 옛 문명에 속하는 소재들을 잘 융화하여 표현하였다는 데에 있으며 가시적인 것보다도 인간 내면의 진실을 표출해내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일찍이 세계적인 미술평론가 가스통 디일로부터 “동서양 문화의 어느 일부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둘을 융합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무이한 대예술가”라는 찬사를 받았다.

남관 화백은 초기에는 변형된 인상주의 화풍으로 구상 계열의 그림을 그리다가 1954년 프랑스로 건너가면서부터 추상미술에 몰입하였고, 한국인 최초로 살롱 드 메전에 초대되는 등 국제적인 화가로 인정받았다. 1966년 망통회화비엔날레에서 피카소, 타피에스, 뷔페 등을 물리치고 대상을 수상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한국인 최초로 파리국립현대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었으며 이탈리아 토리노 미술연구소에서는 그의 작품을 연구과제로 삼을 만큼 세계적인 화가로 우뚝 솟았다.

1968년 귀국해 국전 심사위원장, 홍익대학교 교수 등을 역임하면서 파리를 중심으로 한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도 수록되어 있는 남관 화백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 - 특히 파리 화단에서 널리 인정 받은 세계적인 화가이다.

당시 세계미술의 중심지였던 프랑스 파리에서 동양의 정신과 체험을 서양의 추상기법과 재료를 통해 독창적인 심상적 추상세계를 표현해 국제 화단에서 당당하게 인정을 받았다는 점은 국내 미술계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업적이며 수많은 전시회를 통하여 한국미술의 새로운 가능성과 독창성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작가는 얼룩이나 발묵, 드리핑(dripping), 데칼코마니(decalcomanie), 꼴라쥬, 데꼴라쥬 또는 네거티브 꼴라쥬 등의 다양한 기법을 적극 활용하면서 우연과 세련된 절제가 만들어 내는 상징적 아름다움을 구현했다.

또한 동양의 전통 색채인 쪽빛(푸른색)의 풍부한 감성과 무한한 깊이는 남관 예술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아낼 뿐만 아니라 신비와 영원, 불멸을 상징으로 표현되어지고 있다.

국전 심사 때 사전 담합에 의한 작품 선정에 항의하여 심사장을 박차고 나와 세간을 떠들썩하게 할 정도의 타협을 모르는 예술가적 고집으로 평생을 선비처럼 살면서, 마음을 그리기때문에 '내 그림은 추상이 아니라 마음속에 보이는 사실화'라고 주장 하기도 했다.

남관 화백은 81년 고희전때 '샤갈이 올해로 아흔 네살이고 피카소도 아흔 두살에 죽었지만 죽을 때까지 화필을 놓지않겠다'고 다짐하며 하루 평균 10시간 넘게 창작에 몰두하던 남관 화백은 한국미술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기고 1990년 3월 30일 세브란스 병원에서 80세를 일기로 별세해 그의 고향 청송군 부남면 화장리 무덤실에 안장되었다.

작품은 파리 퐁피두센터, 파리 시립미술관, 룩셈부르크 국립박물관, 이탈리아 토리노 국제미술연구소, 프랑스문화성, 국립현대미술관, 청와대 상춘재 등에 소장되어 있으며, 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 대한민국예술원상을 수상했다.

청송군의회, (재)대백선교문화재단(이사장 정진호)과 서울 환기미술관(관장 박미정)이 후원하고 청송군이 주관한 이번 전시에는 가로 720cm의 대형작품 '흑백상(1984)'을 비롯, 남관의 예술생애 전반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유화, 드로잉, 수채화, 과슈화 등 다양한 작품들을 새롭게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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