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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 긴급전화 6개월만에 4285건 상담 - 베트남 여성이 44% 차지…가족갈등·법률문제 상담 많아
  • 기사등록 2007-05-10 17: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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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27)씨는 한국에 온지 4개월 된 베트남 여성이다. 청각과 언어 장애를 갖고 있는 남편과 결혼해 아이를 가졌지만 곧 문제가 생겼다. 임신 3개월째 태아의 심장이 약하고 문제가 있다는 진단이 나오자 남편과 시어머니 등은 낙태를 요구했다.

ㄱ씨는 반대했지만 시어머니 등 시댁식구를 이길 수 없었다. 낙태 뒤 ㄱ씨는 다른 문제에 부딪혔다. 시어머니는 낙태 뒤 집안일을 시키고 먹는 데에도 신경을 쓰지 않는 등 ㄱ씨에게 쌀쌀한 태도를 보였다. 태아의 심장이 좋지 않았던 것을 마치 ㄱ씨의 책임인 것처럼 말하는가 하면 낙태하자마자 바로 임신할 것을 강요했다.

ㄱ씨는 취직을 하고 싶었다. 베트남에 있는 어머니는 마비 증상 때문에 2년 동안 병원에 입원했지만 최근에는 돈이 없어 집에서 지내고 있다. 학교를 다니고 있는 동생 2명은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ㄱ씨는 친정을 돕고 싶지만 임신하면 취직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ㄱ씨는 ‘이주여성 긴급전화 1366센터’를 찾았다. 1366센터는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 ㄱ씨와 시댁식구 사이에서 통역을 통한 상담을 실시했다. 1366센터는 시댁식구에게 ㄱ씨의 이야기를 전하는 한편 사회참여 활동을 당연시하는 베트남 여성들의 생각을 설명했다. 상담 이후 ㄱ씨는 취직에 성공했다. 이제는 시댁식구도 ㄱ씨를 이해해주면서 잘 대해준다고 한다.

이주여성의 가정폭력·성폭력 등 피해신고 및 보호를 위해 지난해 11월 9일 설치한 ‘이주여성 긴급전화’가 설치 6개월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9일 센터 설치 이후 4월 30일까지 총 상담건수 4285건(월평균 714건)에 이르는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베트남 여성이 1879건(43.8%)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 여성은 995건(23.2%)이었다. 이는 최근 베트남 여성과 한국 남성의 결혼이 급증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담내용을 살펴보면 가정폭력을 포함한 부부갈등 및 가족갈등이 전체의 29.4%, 이혼 등 법률문제가 15.2%로 가족문제가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또한 정보제공이나 통역도 각각 26.3%와 17.5%를 차지했다.

상담조치 결과는 통역을 포함한 직접 상담이 52%로 절반이 넘었으며 전문상담기관 및 보호시설 등 관련기관 연계가 21.6%였다.

여성가족부는 앞으로 이주여성 긴급전화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전문상담소 및 피해자 보호시설, 의료·법률·수사기관 등 유관기관과 상시 연계체제를 강화해 1차 피해신고 및 긴급구조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와 연계해 이주여성이 한국사회에 신속하게 적응하도록 지원하고 가족갈등과 가족폭력을 사전에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거지원이 필요한 피해여성을 위한 외국인여성전용쉼터를 확대 설치하는 한편 전국 57개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도 이주여성을 안정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상담원 교육 등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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