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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소수박물관 "만간암 및 정안와 현판" 기탁 받아 - 현판의 이면에는 두암 김약련의 필적으로 김지의 춘첩시와 작은 발문이 기…
  • 기사등록 2008-10-15 01: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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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시 소수박물관(관장 금창헌)은 만간암 주손인 김성기로부터 14일 “만간암(晩看菴)”, “정안와(定安窩)” 현판 2점을 기탁 받았다.
 
현판의 글씨는 갈수헌 김위의 처남인 운산 김상열(운천 김용의 주손)이 썼으며, 현판의 이면에는 두암 김약련의 필적으로 김지의 춘첩시와 작은 발문이 기록되어 있다.

만간암은 김지(1697~1751)가 1746년 봄에 지은 춘첩시(春帖詩)이다. 근래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영주 이산면 우금의 만간암 고택에 걸려 있던 “만간암(晩看菴)” 현판 이면에 기록되어 있다.

<만간암 현판 이면 글>
惰於田畝懶於書 농사에도 게으르고 공부에도 게을렀더니
謾作人間一蠹魚 헛되이 세상에서 좀벌레 되었구나.
甘旨不贍慚養志 맛난 음식 넉넉잖으니 양지(養志) 봉양(奉養) 부끄럽고
立揚無望負高閭 입신양명 가망 없으니 가문 저버렸구나.
衰筋豈合扶犂伴 쇠약한 근골은 어찌 쟁기 잡기 감당하겠으며
晩景須看秉燭如 노년에는 책보기 더욱 어렵겠구나.
但願堂萱春不老 다만 우리 어머니 아니 늙으시어
草心端可有時舒 한 치 풀의 마음, 때때로 펼칠 수 있기를.
(소수박물관 학예사 김장경 번역)
 
김지는 백암 김륵의 증손자인 김종부의 아들로 입적된 김동주(1655~1682, 두암 김우익의 친증손자)의 손자이다. 시에서는 노년 정회와 어머니 전주류씨에 대한 효성이 절절히 묻어 나온다.

김지는 용모가 듬직하고 천성이 충후하였는데, 효성과 우애를 행위의 근본으로 삼은 위에, 가학을 익혀 식견과 문장력이 남달랐다. 특히 효성이 뛰어나, 일찍 남편을 잃은 어머니의 마음을 풀어드리기 위해 언문책을 수집하고 역사책을 언문으로 번역하여 동생인 갈수헌 김위와 번갈아가며 읽어 드렸다.

백졸암 류직의 학문적 영향을 받은 류정휘의 둘째아들인 류창시에게서 학문을 배웠으며, 1723년에는 사마시에도 입격하였다. 그는 당시 영주의 원로학자로 성장한 두암 김약련의 아버지이다.

소수박물관 관계자는 “이번에 기탁 받은 현판은 제산 김성탁이 동년배 가운데 서법으로는 견줄 자가 없다고 평했던 김상열의 서법을 엿볼 수 있고, 친필 자료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김약련의 필적이 기록되어 있다는 점 등에서 주목할 점이 있으며, 김성기 씨가 지난해 기탁했던 만간암 소장 고문서와 함께 만간암 고택의 역사를 증언하는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고 설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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