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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7-03-08 19: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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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일본수상 고이즈미씨에 이어 지난해 10월 새 수상(首相)직에 오른 아베신조씨는 6개월이 지나면서 양심을 지닌 지성인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위안부문제에 대한 발언을 왜곡(歪曲)함으로써 당사국인 한국의 정서와 중국 등 관계국과 미국 하원의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을 작출 해냈다.

그는 말의 실수라기보다는 고의적으로 공언한 표현에서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증명하는 증언이나 뒷받침하는 것은 없었다’고 피력한 것인데 지난 1993년 8월 4일 당시 일본정부 관방장관이었던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현 중의원의장의 진실한 사과 및 해명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완전히 뒤집어엎는 발언이어서 이 또한 그의 정치철학을 의심케 하는 인성(人性)을 바로 보인 것이 아닌가 하고 느껴지기도 한다.

1993년 당시 고노장관의 담화내용을 보면 ‘종군위안부 조사결과 담화’라는 타이틀하에 ‘제2차 세계대전 중 종군위안부 동원에 구일본군이 직접 또는 간접으로 관여했음을 인정하고, 몸과 마음에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께 마음으로부터 사과와 반성을 표시 한다’고 정중한 표현으로 위로와 사과발언을 한 것이다.

위안부 문제에 관한한 역사적 기록자료는 문서로서 밝혀져 오고 있으며 이를 날조라고 항변할 수 없는 사실(史實)적인 문서 여서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나왔음이 세상에 공표됐는데도 불구하고 일국의 수상이 증거가 없는 것으로 여기도록 인상 짓게 발언한다는 것은 실수라도 이만저만한 실수가 아니다.

아베(安倍晋三)씨의 발언이 종군위안부 동원 사실이 없었다는 말이 아니고 강제연행이 없었다는 표현이었다고 한걸음 물러서는 제스쳐를 취할 수도 있겠지만 공장에서 일하여 돈을 벌도록 취직시켜 준다고 속여 데리고 갔다가 나이 어린 처녀들을 이른바 정신대로 몰아넣었던 사실이 밝혀졌는데 이런 행위는 강제동원 보다 더욱 악랄한 ‘사기동원’이었던 것임을 어찌 기어코 숨기려고 하느냐는 애기다. 인간사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인 것이다.

종군위안부 관련 아베총리의 과거발언을 별견(瞥見)해 보면 그의 단호한 기질이 잘 들어난다. 1997년 5월 의원시절 그는 종군위안부에 대한 발언에서 ‘근거가 이미 무너졌는데도 고노(河野)담화가 교과서에 기술되는 것은 대단히 큰 문제’라고 한 바 있고, 2005년 1월 일본 아사히신문(朝日新聞)보도에 아베씨가 2001년 NHK방송의 종군위안부 특집프로방영 전에 삭제압력을 가한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총리 취임전인 2005년 3월 27일에는 아베수상이 자민당 간사장 대리 재임 시에 발언한 내용이다. 1980년대 요시다 세이찌씨는 일본은 조선에서 위안부 강제연행에 개입한 사실이 있다고 발언했던 사람인데 아베 당시 자민당 간사장대리로서 ‘종군위안부는 허구라고 했고 요시다 자신이 만들어낸 이야기가 밖으로 나간 것’이라고 진실을 엎어버리는 발언을 서슴지 않은 적이 있다.

수상취임후의 발언을 들여다보면 정치인이라는 사람이 그렇게도 쉽게 말을 바꾸면서 망발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양심이 있는 일본사람들은 냉철하게 성찰해 보시라.

2006년 10월 3일이었다. 그는 수상이 되고 나서 ‘고노(河野)담화를 일본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으로 계승 하겠다’고 공언했던 사람이다. 이런 발언을 한지 3일 만에 6일 종군위안부 문제와 관련, 강제성이 있었는지 확증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문점이 있다고 하고 그러나 직접적인 강제가 없어도 광의의 의미에서 그런 상황으로 휩쓸린 게 아닌가라는 논의도 있다‘고 물타기식 발언을 하더니 급기야 지난 3월 1일 ’당초 정의된 강제성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공언하기에 이른다.

말하자면 강제성이 없었다고 단언한 것이나 다름없는 표현이다. 이 표현은 시중평인(市中平人)들 사이에서는 있을 수 있으나 일본을 대표하는 수상(首相)의 입장에서는 1993년도에는 일본의 관방장관이었고, 현재는 엄연히 일본중의원의장직에 있는 분이 담화로서 세상에 공표했던 내용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으로 뒤집어엎었으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격임을 왜 모른다는 말인가.

지난 수년 동안 한류(韓流)바람이 강풍으로 변하려 할 때 日本정계에서는 독도문제를 들고 나와 냉각의 기류를 형성시키려 했다. 정치는 단견(短見)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일류(日流)가 한국에서 안 일어나리라고 볼 수 없는데 문화적인 측면에 까지 신경 쓸 필요가 없었는데도 독도거론 등 엉뚱한 곳으로 눈을 돌리려 한적이 있다.

종군위안부 진실고백 문제 역시 솔직 담백하게 사죄하고 다시는 양국간에 그와 같은 일이 없을 것임을 맹세한다고 사과한들 그것이 진실인 이상 자존심 상하는 문제로 보면 이 역시 크나큰 실수이다. 사과하면 돈이 나가는 문제와 결부시켜 그러는지는 모르겠으나 6백만 인명을 학살시킨 구 독일의 현재를 상상해보라. 그만큼 대가(代價)를 치뤘고 사죄를 했다. 따라서 지구촌의 국가들은 어느 국가든 이 나라를 비난하는 국가는 없다.

일본의 경우 경제대국이 된 입장에서 돈이 나간들 얼마나 나가겠는가. 생존 위안부 할머니들이 한(恨)을 풀고 눈감을 수 있도록 해줘야 정도(正道)가 아닌가.

예컨대 자기 자식들 중 사회적으로 용서하기 힘든 죄를 저질렀을 때 끝끝내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부모에게 까지도 자기가 한 일이 잘못한 것이 없다고 우길 때 어떤 느낌을 갖겠는가. 그 자식을 이전처럼 인정하고 계속 용서해줄 수 있겠는가.

한 가정의 문제와 국가간에 있었던 일과 이치(理致)는 같고 다를 것이 없다. 자기 자신을 위하고 자국 국민을 위해서는 가해자로서 피해자에게 진심의 용서를 구하고 보상해 줘야 한(恨 )을 풀고 눈을 감을 것이다. 시간이 촉박하다. 이들은 억울한 한을 풀지 못한채 매년 몇 명씩 저 세상에 가고 있다. 이들이 생존하고 있을 때 원한을 풀어 주도록 한다면 그것이 곧 화해와 평화를 가져오는 결단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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