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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양 평사리에 귀농화가 갤러리 생겼다.
  • 경남편집국
  • 등록 2013-10-14 13: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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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고장 슬로시티 하동 악양 평사리에 갤러리가 생겼다. 마을 이름을 따 ‘갤러리 평사’다. 최참판댁 매표소에서 최참판댁 방향으로 30m쯤 올라가다보면 길가 오른쪽에 있다.

흔히 도심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목조건물로 지어진 편의점 2층에 33㎡(약 10평) 크기의 작은 공간이다. 시골의 여느 건물처럼 그저 소박하다.

그렇다고 얕봐서는 안 된다. 일단 주변 경관이 일품이다. 평사리 일대가 다 그렇지만 그곳 갤러리에서도 소설 <토지>의 무대 무딤이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요즘은 벼가 누렇게 익어 말 그대로 황금벌판을 만끽할 수 있다. 또 멀리는 지리산 줄기의 구재봉이 병풍처럼 펼쳐져 계절마다 색깔을 갈아입는다. 힐링이 따로 없다.

전망도 전망이려니와 갤러리에 참여하는 사람도 하나같이 쟁쟁하다. 주로 다구(茶具)를 제작하는 목공예가 류민기, 서양화를 전문으로 하는 박현효, 서양화와 그림책을 주로 그리는 오치근·박나리 부부.

역시 그림책과 서양화를 전문으로 하는 이승현·윤보원, 그리고 판화가 박길안 등 이름만 들어도 단박에 알 수 있는 유명 화가들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공통점이 있다. 타지에서 작품 활동을 하다가 산 좋고 물 좋고 사람 좋은 이곳 지리산으로 와 정착한 사람들이다. 소위 귀농 화가다.

이들이 의기투합해 갤러리를 만들었다. 갤러리 1층에 편의점 사랑 평사점을 운영하는 박상진 씨의 배려가 큰 몫을 했다. 물론 박상진 씨는 갤러리의 사무장을 맡아 이들을 돕는다.

지난 11일 문을 연 갤러리 평사는 오픈 기념으로 첫 전시회를 마련했다. 지리산과 둘레길, 섬진강, 슬로시티 악양 등을 소재로 한 그림이 주류를 이룬다. 찻상·다구 같은 목공예 작품도 곁들였다.

소박한 공간 탓에 비록 많은 작품이 나오진 않았지만 작품에 담긴 의미와 작가들의 열정만큼은 어느 갤러리에 뒤지지 않는다.

평사는 오픈 전시회를 시작으로 계절별로 작품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외부 중견 작가들의 초대전, 기획전 등을 열어 평사리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줄 생각이다.

슬로시티 악양을 어슬렁거리다 한번쯤 들러볼만 한 곳이다. 갤러리 다락방에 마련된 다실에서 황금빛 무딤이들을 조망하며 차향도 맛볼 수 있다. 갤러리가 주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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