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고자 법무부와 매일신문사가 공동주최한 ‘2008전국 다문화가정 생활체험수기 공모전’에서 산청군 최신자(40, 여, 산청읍 정곡리)씨의 ‘나는 행복합니다’가 입선을 수상했다.
▲ 생활체험수기 공모전에서 당선된 산청군 최신자씨 법무부와 매일신문사는 다문화가정 이주민들이 국내 정착과정에서 겪은 다양한 사연과 삶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을 포용하고 이해해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지난 8월부터 11월 14일까지 생활체험수기를 공모했다.
총425명이 작품을 접수, 주최측은 그중 대상 1편과 우수상 2편, 가작, 특선, 입선 등 총 48명의 당선작을 선정해 이달 초 발표했다.
‘나는 행복합니다’란 제목으로 작품으로 입선한 산청읍 최신자씨. 중국 길림성 연길시에서 산림청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아버지의 1남3녀중 셋째딸로 태어난 최신자씨는 1994년 코라아드림을 안고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했다.
꿈에 그리던 한국생활과는 달리 나이가 13살 차이나는 성격 급한 남편과 치매에 걸린 홀시어머니를 모시며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 밤이면 홀로 동네 뒷골에 올라가서 소리쳐 울기도 여러번.
마을 사람들조차 이방인 취급을 하며 “외국에서 온 여자들은 조금 살다가 돈만 챙겨서 간다더라”는 터무니없고도 가슴 아픈 소리만 했고, 말도 통하지 않은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대출로 구입한 트랙터를 도둑맞게 되는 등 그런 상황에서 남편의 무관심과 오해가 얼마나 야속하고 서운했는지 모른다고. 그럴 때마다 더 이를 악 물고 “그래, 어떠한 고난과 고통이 있어도 이 한국땅, 남편 곁에서 이겨내고 말 것이다”는 오기와 끈기로 더 열심히 일만 했고 그러는 사이 딸3명이 생겼다.
아들 하나를 꼭 바라는 기대와는 달리 딸만 셋이지만 지금은 막내 딸이 부부사이의 중재역할을 하면서 애교를 부릴 때면 온 종일 농사일의 피곤함도 잊어비리게 하는 피로회복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한다.
▲ 최신자씨 부부
결혼 8년에 찾아온 청천벽력과도 같은 자궁암 진단에 하늘을 원망했지만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꼭 살 것이라는 다짐을 하며 자궁절개수술을 했고 그 후 수술 후유증과 우울증까지 겹쳐 일상생활조차 힘들었다.
이런 고난의 날들 속에서 중국의 친정 남동생 결혼 소식을 듣고 결혼 후 처음으로 친정 나들이를 갔지만, 한국땅에서 잘 살고 있다고 믿고 있는 가족들에게 실망을 심어줄 수 없어 한국으로 돌아온 후 닥치는 대로 농사일을 했다.
시집 올 때 논 3마지기가 지금은 배농사, 딸기하우스, 벼농사, 양파농사, THz까지 키우게 됐고 남편도 그런 신자씨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고 시간이 나는 대로 날품을 하며 착실하게 생활하게 됐다.
최신자씨는 동네의 크고 작은 행사에도 빠짐없이 참석해 어르신들을 위해 수발을 들었으며 그러면서 동네 사람들의 시선도 달라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집안 어른들께 인정받는 며느리가 됐으며 동네사람들도 그런 신자씨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최신자씨는 “지난 해 중학생이 된 첫째 딸에게 교복을 입혀 보내면서 어려웠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 얼마나 감동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며 “남편도 이제는 많이 달라져 해마다 친정 부모님 생신 때 용돈을 넉넉히 붙여 드리고, 단둘이 여행도 다니고 집안일도 제법 많이 도와주는 남편이 됐다”며 웃음을 지어 보인다.
처음엔 힘들고 고달픈 날들의 연속이었지만 지금은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고 말하는 최신자씨. 시어머니처럼 치매에 걸리고 노환에 계시는 어르신들을 돌보는 요양보호사의 꿈을 안고 올해 초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아 국가자격증을 취득해 지난 7월부터는 요양보호사 일까지 하며 당당하게 한국생활에서의 행복을 찾아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