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환범 행정자치부 조직진단센터장 최근 정부 인력 증가를 비판하는 언론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인력 문제를 논하기 위해서는 인력증가만을 비판할 것이 아니라 증원으로 인해 국민들을 위한 공공서비스에 어떠한 효과가 있으며 정부가 인력과 조직을 어떻게 진단하고 관리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찰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참여정부에서 증원된 국가공무원 2만8450명에 대한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대략 84%는 교원, 경찰, 교정, 보건환경, 우편사업, 고용안정 등 민생안정과 대민서비스를 위한 인력증원이다. 이와 같은 단순통계에서만 보더라도, 무분별 인력증원이라는 식의 비판은 공감하기 어렵다.
때문에 정부의 인력증원을 비판하기 이전에 무엇보다도 증원의 구체적인 내용과 그로 인해 나타난 효과가 무엇인지를 우선적으로 진단·평가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단편적 예로 행정자치부 조직진단센터가 추진했던 ‘주요 인력수요 증대분야’ 진단은 국민생활과 밀접한 교원·경찰·우정·교정·세무 5대 분야의 인력증원에 따른 성과를 진단해 인력운영의 적정성 여부를 평가하고 있다.
이번 진단연구에서는 향후 10년간 인력수요 추세를 예측·분석하여, 바람직한 인력관리모형을 설계하고 미래 행정수요에 대응하는 합리적 인력운영방향을 제시했다. 5대 주요 인력증원 분야에 대한 성과진단 결과를 종합하면,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인력증원이 결국 국민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품질 향상을 가져왔다는 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의 정부규모 논쟁은 규모 감축만이 바람직하다는 단순 논리 또는 사고에서 벗어나, 역량 있는 정부를 추구하는 규모의 적정성 모색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
적정한 정부규모는 관리 측면에서 역량 있고 건강한 정부운영을 강조한다. 이는 환경변화에 따른 새로운 행정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국민에게 행정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정부를 의미한다. 다만, 정부규모의 적정성에 대한 일치된 합의가 없기 때문에 역량 있고 건강한 정부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조직에 대한 상시적이고 과학적인 진단이 필수적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동안 정부는 인력운영 효율화를 위해 부처 인력증원 때 불필요한 분야의 인력을 발굴하여 꾸준히 상계·재배치를 추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인력감축 방안마련은 다소 미흡했던 것도 사실이다.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늘어나는 행정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능이 줄거나 불필요한 분야에 대해 더 과감한 축소 또는 폐지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
정부조직진단이 과거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주로 외부 컨설팅기관 위주의 일회성·단기적 차원의 개별부처 진단이었으며, 진단 초점 또한 경제적 효율성 부문에 국한되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행정자치부 조직진단센터는 중장기적이고 전문적인 관점에서 개별 부처뿐만 아니라 부처 간 연계기능에 대한 종합적이고 상시적인 진단을 중시하고 있다. 나아가 조직진단 성과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를 토대로 정부의 조직·기능·인력운영 틀에 대한 지속적인 재설계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해 3월 하순 “행정자치부는 업무분석과 진단 등 조직관리의 전문성을 가지고 각 부처 요구사항을 검증, 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현재의 조직진단센터가 행정자치부 장관 직속기관으로서 설치됐다.
조직진단센터는 ‘범정부적인 조직진단 전문기구’로서 선제적·상시적 진단으로 효율적인 정부조직 관리와 운영을 지원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진단기획팀, 중앙진단팀, 지방진단팀의 3개 팀으로 편성·운영하고 있다.
세부 추진전략으로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민간부문 간 역할분담체계를 정립해 미래 정부조직운영방향 제시, 정부기능 효율화, 조직구조 합리화, 인력운영 적정화 등을 위해 자체 진단 및 전문기관과의 협업 진단을 병행 실시하고 있다.
조직진단센터는 우선 지난해 7월 출범과 동시에 지난해 12월 말까지 국무총리비서실, 중앙인사위원회, 비상기획위원회, 방위사업청, 병무청, 문화재청, 특허청, 해양경찰청 8개 기관에 대한 종합진단을 실시했다.
진단 결과 기능·조직구조와 관련하여 31건의 개선과제와 모두 202명의 인력 전환배치 방안을 도출하여, 현재 해당 부처에서 이에 대한 후속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해양경찰청의 경우, 소속 출장소에서 담당하던 입·출항 신고업무를 민간대행소에 위탁하고 치안수요가 적은 18개 출장소를 폐지함으로써, 잉여인력 27명을 인력이 부족한 파출소에 전환배치한 것은 주요 진단성과 중 하나다.
이와 함께 각 부처의 인력증원 요구 때 과학적·계량적인 진단기법을 적용하여 적정인력을 산출하고자 노력했다. 외교통상부, 국방부, 건설교통부, 병무청 4개 부처의 인력증원 요구에 대해 시스템 다이나믹스(System- Dynamics), 회귀분석 등의 분석기법을 활용하여 적정규모의 인력을 산출했으며, 이는 조직진단센터의 전문성을 입증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진단센터는 또 다수 부처 간 유사·중복기능의 조정을 위한 진단사업을 추진해 왔다. 부처 간 중복기능은 정부인력 운영에 있어 가장 큰 낭비요인 중 하나로, 결국 국민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조직진단센터는 올해 6월부터 ‘청소년 보호·육성기능의 합리적 배분’, ‘정보통신산업 관련 부처 간 중복지원체계 개선’,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 지원기능의 효율화’, ‘주민생활지원서비스 전달체계와 역할분담 효율화’, ‘고급기술인력 양성체계 합리화’, ‘산업 및 의료용 방사선 폐기물 처리체계 효율화’ 등 6개 과제를 우선 선정하여 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범정부 조직진단 업무에 주력하는 조직진단센터 직원들
현재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행정자치부 전자정부본부, 문화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해양수산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관세청, 농촌진흥청에 대한 맞춤형 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 기관에 대한 진단은 새로운 행정수요에 따른 현재 기능·인력운영의 문제점을 분석하여 향후 기관의 임무에 적합한 기능과 조직을 재설계하고, 총액인건비 내에서 적정인력규모 산정과 전환배치 방안 등을 모색하게 할 것이다.
진단센터가 수행하고 또다른 사업으로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회적 현안과 미래 정부 운영방향에 대한 진단을 들 수 있다. ‘정보기술(IT) 도입에 따른 정부조직 변화 및 인력절감 효과 분석’, ‘FTA 시대에 대응하는 정부조직체계 구축방향’,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정부기능·조직 재설계’ 등의 진단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국내외 행정환경변화에 대응하여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정부기능의 우선순위 재조정 그리고 정부조직운영의 재설계 등을 도모하기 위한 선제적 진단의 일환이다.
앞으로 조직진단센터는 기능이 쇠퇴하거나 감소한 분야를 적극 발굴하고, 기능이 강화된 분야로의 인력재배치 효율화에 만전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를 위한 정부조직 진단방안으로는 특별지방행정기관의 다단계 계층구조 축소 등을 통한 업무 비효율성 제거와 인력감축 추진, 시장 메커니즘을 적용해 효율성 개선 가능분야의 공사화·민영화 추진, 그리고 전국성·주민접근성·현장대응성을 고려해 지자체 업무수행이 바람직한 분야의 지방이양 추진 등을 계획하고 있다.
즉 정부 규제규모 축소, 정책품질 향상, 민간 역할과 파트너십 확대, 지방분권 적극 추진 등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정부조직·기능·인력에 대한 성과 있는 진단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앞으로도 조직진단센터는 중앙과 지방조직에 대한 상시적이고 심층적인 진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실제 해당 정부기관이 조직진단 결과를 조직변화·혁신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컨설팅을 강화해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