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경태 산림청 산림보호본부장 우리나라는 산림면적이 전 국토의 64%에 해당하는 산림국가다. 도시는 큰 산에 둘러싸여 있고, 시골마을은 산 속의 작은 평지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죽하면 ‘시골’이라는 단어 속에 골짜기를 뜻하는 ‘골’이 들어 있겠는가. 울창한 산림에서 사상과 예술이 탄생했고 산과 나무는 우리의 일상생활 그 자체였다.
이러한 산림이 일제 강점기와 6·25 이후 황폐화됐으나 70년대 치산녹화기를 거치면서 푸르고 울창하게 되살아났다. 그 결과 지금은 30년생 이상의 건장한 나무가 3분의 2 이상이 되었고, 산림자원량의 지표가 되는 나무량도 1헥타르당 82㎥로 크게 증대됐다. 60조원에 달하는 공익적 가치에 걸맞게 산림정책이 국민의 삶의질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거 황폐화를 딛고 일어서 산림강국이 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것이다.
기후온난화로 다양한 병해충 등장…산림강국 장애
그러나 최근의 기후온난화 경향이 산림강국의 꿈을 이루는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오르면 나무가 잘 자라고 산림이 울창해질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각 나무마다 잘 자라는 기후대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기온이 상승하면 적응하지 못하여 몸살을 앓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들어 소나무재선충병은 물론 솔잎혹파리·솔껍질깍지벌레 등 소나무류 병해충과 흰불나방·오리나무잎벌레 등 활엽수류의 병해충이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예전에 볼 수 없던 참나무시들음병·소나무류가지마름병·잣나무잎벌 등 새로운 병해충이 새로 발생해 피해가 심해지고 있다.
이와 같이 산림병해충이 많이 발생하는 요인으로는 병해충의 활동증가, 나무의 생리적 쇠퇴, 산림관리적 측면을 들 수 있다.
산림병해충 왜 발생하나
첫째,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면 해충의 활동력이 왕성해지고 성장기간이 단축되어 대규모로 발생되는 경향이 있다. 소나무재선충병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북방한계선이 북상하고, 솔잎혹파리와 솔껍질깍지벌레의 유충 생존율이 높아지고 피해지역이 점차 넓어지는 것이 그 일례이다.
둘째, 이상고온 및 저온 등 기온변동과 장기간 가뭄과 장마 등 기상요인으로 나무의 저항력이 약화되는 생리적 요인을 들 수 있다. 그 일례로 작년에 심한 가뭄과 올해 초 이상고온 후에 찾아온 갑자기 강추위로 수세가 쇠약해진 밤나무에 오리나무좀이 침입하여 충남 청양군 일대의 밤나무가 대면적 고사된 것이 그 실례이다.
셋째, 같은 수종이 넓은 면적에 가득 들어 찬 경우 병해충이 침입하여 짧은 시간에 확산되기 쉽다. 숲이 울창해지면서 영양분·햇빛 공급을 충분히 받지 못한 나무가 쇠약해지면서 해충과 병원균이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산림은 숲가꾸기를 통하여 건강하고 활력있는 산림으로 구조를 개선해야 하지만 아직 산림관리에 필요한 예산이 충분하지 못한 실정이다.
우리나라가 산림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하여는 산림병해충을 조기에 발견하고 방제하여 피해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와 아울러 숲가꾸기 등 산림관리를 병행하여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산림으로 가꾸어 나가야 한다. 이와 같이 산림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 그리고 산을 가꾸고 지키는 노력만이 산림강국의 꿈을 이루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