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업은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다. 개방이라는 대세 앞에서 우리 농업인들은 세계 각국의 농산물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이제 보조적 역할에 머물던 여성농업인들은 남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새로운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또 결혼이민자들이 대거 들어오면서 농촌 사회의 새로운 문화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림을 그리던 스물아홉 서울 주부가 목장을 일구겠다며 남편까지 설득해 경기 여주땅으로 귀농한 지 26년. 조옥향 ‘은아목장’ 대표는 이제 한국 낙농업계의 대표적 여성 경영자로 든든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 대표는 2002년 농업인들의 최고 영예라는 대산농촌문화대상을 수상하며, 성공 여성농업인으로 인정받았다. 젖소 3마리로 출발한 ‘은아목장’은 현재 165마리 젖소에서 연간 9000~1만kg의 우유를 생산하는 중견 목장으로 성장했다. 지금 은아목장은 우유만 생산하는 목장을 넘어 국산 수제치즈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본거지로 변화했다.
조 대표가 ‘귀농’을 결심한 이유는 간단했다. ‘가족이 함께 일하면서 살 수 있는 일을 하자’는 것. 조 대표는 스물일곱 살에 세 살 연상의 건설사 샐러리맨과 결혼했다.
친정아버지 소유의 33헥타르 황무지만 믿고 무작정 ‘목장 만들기’에 돌입했다. 미처 집 지을 여유가 없어 텐트생활을 하며 풀 뽑고 돌 고르기를 꼬박 2년. 젖소 3마리로 목장을 시작했다. 하루 종일 고된 노동으로 녹초가 된 남편 대신 지역 낙농인 교육에 참가했는데 참가자 중 여자는 조 대표 한 사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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