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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성폭력 근절, 재범 차단 구체적 대책 필요” - 여성가족부 토론회 “보다 엄격하게 처벌·단속해야”
  • 기사등록 2007-02-27 19: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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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성폭력은 그 피해가 평생에 걸쳐 지속되고 그 아동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기 때문에 다른 어떤 범죄보다도 엄하게 처벌하고 강력하게 단속해야 합니다".

해마다 늘고 있는 아동성폭력 피해를 막기 위해 보다 엄격한 처벌과 단속, 재범방지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발생한 용산 아동 성폭력 사망사건 1주기를 맞아 27일 한국여성개발원 국제회의장에서 '아동성폭력 근절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표창원 경찰대학 교수는 '외국의 아동성폭력 피해의 재발 방지를 위한 형사정책과 제도' 주제발표를 통해 "대부분의 선진외국에서는 아동성폭력 재발 방지를 위해 형량을 강화하고 가석방을 금지시키는 등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3세 미만 어린이 대상 성폭력의 법정형량과 성인대상 성폭력의 법정형량이 같지만 스위스의 경우 아동성폭생범에게 종신형을 선고하도록 하는 법안이 2004년 국민투표를 통해 입법화 됐다.


스위스, 의사 '완치 불가능' 진단 내려지면 평생 수감

입법안에 따르면 매우 폭력적인 범죄자나 성 범죄자에 대해 2명의 정신과 의사가 진단을 해 '완치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판단하면 평생 동안 교도소에 수감해 사회로부터 격리한다. 의학적으로 '완치가 가능해졌다'는 명백한 증거가 발견될 때 한해 치료를 전제로 석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은 정신질환자가 아니더라도 재범 가능성이 높은 성범죄 전과자에 대해 형기만료 후 재범가능성이 사라질 때 까지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킬 수 있도록하는 '성맹수법(Sexual Predator Law)'을 캘리포니아, 미네소타, 위스콘신 등 여러 주에서 채택했다.
 
또 미국 플로리다 주는 어린이 성폭행 전과자에게 살해된 9살 소녀의 이름을 딴 '제시카 런스포드 법안'에 따라 어린이 성폭행범의 최저형량을 25년으로 높이고 출소 후에도 평생 전자 팔찌를 채워 집중 감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밖에 프랑스를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들이 아동 성폭력 범죄의 경우 피해 아동이 성인이 될 때 까지 공소시효를 중단하는 '특칙'을 두고 있다.

표 교수는 "지난 2001년 아동 성폭행으로 2년6개월 형을 살다 나온 최인구에게 납치돼 성폭행당한 후 토막살해당한 4살 윤지 양은 미국 플로리다 주의 제시카 같은 희생자"라며 "그러나 우리 사회는 '윤지 법'을 만들어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성범죄자 신상 공개, 재범 차단 효과 낮아

또 수많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행범이 소극적인 수사, 합의하면 처벌 못하는 친고죄 규정, 불기소 혹은 기소유예 처분, 집행유예 등 솜방망이 선고를 받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표 교수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한 성범죄자의 신상을 인터넷 등에 공개하는 우리나라의 현제도는 가해자에 대해 사회적 수치심을 유발함으로써 피해자에 대한 위로나 사회적 보복, 일반적인 범죄예방효과는 어느 정도 거둘 수 있을지 몰라도 해당 성범죄자의 재범을 차단하는 '실질적 예방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며 보다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식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즉 사회 내에서의 집중감시와 강제치료조치 등이 병행되지 않기 때문에 성범죄 가해자들이 문제의 원인인 성격장애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나 유치원, 어린이 놀이터 등 잠재적 피해자인 어린이들 곁으로 가는 것을 막지 못하는 맹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표 교수는 "외국의 사례들이 '우리와 전혀 다른 문화와 사회, 맥락에서 발생한 낯선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해를 불식시켜야 한다"며 "우리 사회에서도 이미 이들 외국에서 이러한 법과 제도, 정책들을 탄생하게 한 끔찍하고 안타까운 어린이 성폭행 피해사례들이 무수히 발생했다"고 말했다.

아동성폭력 재범율 높아…가해자 특성별 구체적 대책 마련 필요

또다른 발표자로 나선 윤덕경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아동성폭력 피해방지를 위한 사법제도와 정책 및 법개정 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아동성폭력 사건은 일반성폭력사건에 비해 재범율이 높다"며 "아동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실질적인 재범 방지대책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연구위원은 법·제도 개정 등을 통해 아동성폭력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정지 △친고제 폐지 △전자팔찌제도 △성도착증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치료감호 확대실시 등과 아울러 범죄자 성향 등을 고려한 구체적인 재범방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성폭력 피해아동의 조기발견과 구조·보호가 신속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신고의무자들이 아동성폭력 발견시 적극적으로 신고, 고소, 고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연구위원은 "성폭력 범죄에 대한 법정형의 상향이나 범죄자에 대한 엄벌의지가 필요하지만 실제로 성폭력 범죄자가 엄하게 처벌되는가는 또 다른 문제"라며 "성폭력 범죄의 법정형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범죄를 행하면 반드시 검거되고 처벌된다는 관념이 일반화되도록 형사사법체계가 작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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