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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동은 온통 꽃 세상이다. 발길 닿는 곳마다 눈길 가는 곳마다 화려한 꽃으로 뒤덮여 별천지가 따로 없다.
봄의 전령 매화가 한바탕 꽃 잔치를 벌이더니 벚꽃이 바통을 이어받았고, 양지바른 담벼락에는 노란 개나리가 소담스런 자태를 드러내며 벚꽃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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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하면 역시 십리벚꽃 길이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로 이어지는 십리벚꽃 길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길 100선’의 최우수에 오른 명성답게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꽃길이다.
꽃샘추위의 시샘 탓에 예년보다 2∼3일 늦게 개화한 십리벚꽃 길은 최근 1200여 그루의 왕벚꽃이 만개해 하얀 꽃 터널을 이루며 꽃비를 흩날리고 있다.
‘혼례길’로도 유명한 이 길은 청춘남녀가 두 손을 꼭 잡고 걸으면 사랑이 이뤄지고 백년해로한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요즘 이 길에는 사랑을 싹틔우려는 젊은 연인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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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개천을 사이에 두고 화개장터에서 차문화센터로 가는 십리벚꽃 길 맞은편 도로변에도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이 길은 이제 막 움이 트기 시작한 연두빛 야생녹차밭과 조화를 이루며 색다른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하동읍에서 화개장터로 가는 국도 19호선변도 벚꽃 천지다. 하얀 눈처럼 피어난 꽃송이가 긴 터널을 이뤄 하늘을 볼 수 없을 정도다. 멀리 도도하게 흐르는 섬진강이 벚꽃 길의 운치를 더한다.
번잡함이 싫다면 적량면∼삼화실 벚꽃길을 찾는 것도 좋다. 하동읍에서 국도 2호선을 따라 2㎞쯤 가다보면 적량면 소재지로 가는 좌회전 길이 나온다.
길 입구의 두전마을에는 빨간 동백꽃과 노란 개나리, 눈이 부시도록 하얀 벚꽃이 뒤섞여 자태를 뽐낸다.
면 소재지를 지나 삼화실로 가는 공드림재에는 그리 크지는 않지만 소담한 벚꽃이 터널을 만들었다. 이 길은 잘 알려지지 않아 구경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래서 가족이나 연인끼리 산책하듯 쉬엄쉬엄 걸으며 망중한을 즐기거나 승용차로 구경하는 것도 괜찮다.
그 외에도 하동공원, 횡천면에서 청학동으로 가는 지방도로, 남해고속도로 하동IC에서 하동읍으로 이어지는 옛 국도 19호선의 벚꽃도 볼만하다.
하동에는 벚꽃에 이어 하동읍 만지배밭의 청초한 배꽃과 진달래, 철쭉 같은 봄꽃이 연이어 피어 꽃의 고장임을 실감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