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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부설 한문교육원 개원 - 안동시 대구에 고전 속 지혜를 긷는 국역전문가 양성과정이 열린다
  • 기사등록 2012-03-01 01: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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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원장 김병일)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광식)의 지원으로 한국적 콘텐츠 개발의 중요한 소재가 전통기록유산의 체계적인 번역과 활용을 위한 첫 사업으로 오는 3월 5일 대구에 한문교육원 대구강원의 문을 연다.
 
한국국학진흥원과 경북대학교(총장 함인석)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대구강원은 권위있는 원로 한학자와 실력있는 중진 한문학자들을 초빙하여 한문후속세대를 대상으로 전문적인 한문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문교육원은 연초에 ‘스토리 테마 파크’ 사업으로 언론의 관심을 모았던 한국국학진흥원이 기존에 안동에서 운영하던 고전국역자양성과정을 확대 개편하여 설치한 한문교육 전담기구로서, 안동강원과 대구강원 2원 체제로 조직되어 있다.

대구강원에서 3년 과정의 연수과정을 통해 한문 문리를 철저히 익힌 뒤 안동강원에서 2년 과정의 연구과정을 통해 탈초와 번역 실습에 전념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이에 앞서 한문교육원은 지난 1월 31일 한문, 논술, 면접 시험을 통해 연수과정 신입생 20명을 선발했으며, 그 가운데 성적우수자 10명을 장학생으로 선발했다.


경쟁률 2.2:1/ 지원자 중 석사과정 재학 이상 비율 : 70%(31명) 문향(文鄕) 대구․경북지역의 학문적 위상 회복할 터

대구․경북지역은 조선시대 퇴계 이황을 중심으로 성리학을 꽃피운 지역이자, 현존하는 고문서와 고문헌의 30~50%가 소장되어 있을 만큼 문향(文鄕)으로 명성이 높은 곳이다. 그러나 근래에는 마땅한 전문 한문교육기관이 부족하여 우수한 인재들이 다 외지로 빠져나가면서 선현들의 고귀한 정신을 담은 수많은 고문서와 전적들이 번역되지 못한 채 쌓여있는 실정이다. 한문교육원 대구강원의 개원은 이처럼 그동안 끊어진 문향의 전통과 국학의 요람으로서의 영남 한학의 끊어진 맥을 잇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문교육원 대구강원의 개원은 또한 2월 24일 입학식을 거행한 한국고전번역원(원장 : 이동환) 밀양분원의 개설과 함께 영남지역 한학의 맥을 계승하고 한문후속세대를 양성하는 제도적 계기가 될 것이다. 기존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국고전번역원과 태동고전연구소 등이 한문전문교육기관으로 활동했고, 한국고전번역원 전주분원이 호남권에서 한문교육을 했으나, 영남권과 충청권에는 마땅한 한문전문교육기관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인명, 지명, 고사 등 지역의 역사적 특성과 문화적 개성을 고려한 국역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대됨에 따라 지역 기반 한문전문교육기관이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근래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권역별 거점연구소 협동번역사업이 그 좋은 예이다. 한문교육원 대구강원의 개원은 이럼 점에서 영남지역 한문교육의 지역적 거점으로, 지역 기반 한문교육전문기관의 전국적 확산에서 결정적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전국역과 한문교육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가교

고전국역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가교이며, 한문교육은 그런 가교를 놓을 인재를 양성하는 백년대계이다. 전통시대 선현들의 지혜와 경험을 담고 있는 기록유산들은 대부분 한문으로 되어 있다. 문집과 고문서를 중심으로 국역이 필요한 전통시대 기록유산들은 현재 100여책씩 번역되고 있으나, 1차 완간을 위해서 최소 6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많은 물량이 남아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수장고에도 34만점에 이르는 고서, 고문서, 일기 등 기록유산으로 가득 차있다. 이러한 기록유산은 그 자체로 우리 선인들 삶의 여실한 기록으로 전통시대를 연구하는 중요한 사료이자,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가지 문제 해결을 위한 지혜의 보고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교육을 충실하게 익힌 한학 원로들은 급속하게 사라져가는 반면, 후속세대의 배출은 더디기만 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 때문에 뜻 있는 이들은 산처럼 쌓여있는 보물들을 포클레인이 아닌 숟가락으로 퍼내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문후속세대의 양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시대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고전국역, 인성교육과 문화산업의 무궁무진한 보고

선인들이 남긴 기록들은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 것일 뿐만 아니라, 오늘날 시대적 요청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예컨대, 서구식 근대화를 통해 얻은 경제적 성과의 그늘 아래 전통적 가치가 파괴되고 있는 현실에서 어린이들에게 전통의 지혜를 이야기로 전하는 ‘아름다운이야기할머니’사업은 올바른 인성을 갖춘 미래 세대를 길러내는 데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면서 사회적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선인들이 남긴 기록 유산은 사람을 길러내는 인성함양의 교육적 가치뿐만 아니라 문화산업적으로도 무궁무진한 활용가능성을 갖고 있다. 최근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선보인 옛 사람들의 일기를 토대로 한 ‘스토리테마파크(story.ugyo.net)’는 조선시대 일기에서 흥미로운 이야기 소재들을 제공하여 한류 드라마, 영화, 만화 등 문화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작가들의 관심과 관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기록유산 속에 담긴 우리만의 고유한 이야기 소재는 우리에게 의미뿐만 아니라 재미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시도들은 모두 한문으로 된 원자료를 우리말로 옮기는 국역과정을 거쳐 얻어진 이야기 소재와 DB 자료를 통해 우리 사회에 소개되었다. 전통적 지혜와 소재에서 의미와 재미를 찾아 인성교육과 문화산업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국역작업이 필수불가결한 선결조건인 것이다. 특히, 지속가능한 발전의 출로를 그토대가 되는 전통문화 속에서 찾고자 하는 근래 한류3.0의 시도는 한문의 벽을 넘어 옛 기록자료를 오늘날의 언어로 되살려서 그 속에서 이야기 소재를 찾으려 하는 움직임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이와 같은 움직임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이제 막 불을 지핀 한문후속세대 양성 노력이 본격적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앞으로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교수 및 신입생 소개
성백효, 이갑규 등 신구 한학자들이 함께 헌신하여 한문교육원 열어

한문교육원 개원에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국학진흥원, 경북대학교 등 각 기관의 지원과 협력 외에 한학계 원로들과 중진들의 헌신도 중요한 바탕이 되었다.

한학자 집안에서 자라나 평생을 한학에 바치고 하루 16시간 이상을 고전번역에 할애하는 한학계의 원로 성백효 선생이 후학양성의 필요성과 시급성에 뜻을 같이해 바쁜 개인적 일정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참여해주셨다. 수많은 한문고전의 번역자로 명성이 높은 성백효 선생은 한문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선생의 번역서를 교재로 삼아서 공부해본 경험이 있는 한학계의 원로이다. 선생은 평소 한문 고전 번역자 양성의 의의와 시급성에 대해 역설하면서, 번역 인력 양성을 위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신분 보장 등 사회적, 제도적 지원을 해야할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주임교수로 참여하는 이갑규 선생은 조부의 권유로 어려서부터 신학문을 하고 싶은 열망도 포기하고, 산석(山石) 민영복 선생, 추연(秋淵) 권용현 선생 등을 사사하면서 남들이 돌아보지 않는 한학의 길에 나선 어려운 선택을 하고 평생 그 길을 걸어왔다. 지난 25년간 대구향교와 양정서당(養正書堂) 등에서 한문 보급에 앞장섰고, 지금 대구에서 한문에 관심을 가진 이들치고 그에게서 한문 수업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현들이 남긴 책 속에 오늘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진리의 길이 있음을 강조하는 선생은 오늘 굶을지언정 미래를 위해 종자를 보존하는 농부의 마음으로 인격수양과 학문정진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제자들의 사표(師表)가 되어 왔다.

이처럼 평생을 한학에 종사해온 원로와 중견의 두 한학자가 한문교육원 대구강원의 한문 후진 인력 양성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고, 계명대학 한학촌장을 역임한 송희준 교수(경북대학교 영남문화연구원)도 뜻을 합하여 참여한다. 한문교육원이 이분들에게 충분히 제대로 된 대우를 해드리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한문교육을 통해 한국의 정신문화유산을 보존하고 활용할 인재를 양성하자는 한문교육원의 취지에 적극 동의했기 때문이다. 한문교육원 대구강원은 신구 한학자들이 협력하여 정규수업시간 외에도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윤독회를 열성적으로 지도함으로써 조선시대 퇴계 선생을 중심으로 문향(文鄕)으로 이름이 높았던 대구 경북지역의 학문적 전통을 되살리는 모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학부를 막 졸업하는 정재호군이 석박사 제치고 수석입학자 영예 안아

한문교육원 대구강원은 2.2대 1의 경쟁을 거친 신입생 20명을 선발해 개원과 함께 한학인재 양성이라는 대장정의 첫발을 딛는다. 신입생들은 대부분 영남지역의 대학원에서 문,사,철 분야를 전공으로 하는 석박사 과정의 학생들이다. 이로써 한문전문 인력의 양성과 국학분야 우수 학자의 양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이룰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그런데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입학전형시험에서 한문교육원 대구강원 수석 입학생의 영예를 차지한 신입생은 쟁쟁한 석박사 과정생들을 제치고 금년에 영남대학교 한문교육학과를 졸업한 정재호 군이다. 정군은 본래 국문학을 전공하다가 방학때 대구향교에서 이갑규 선생을 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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