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세요” 이 말은 7년 전 4살에 하늘나라로 간 내 외손자가 “고맙습니다.”를 표현하던 말이다. 나는 지금 이 말을 한국국학진흥원에 하고 싶다.
▲ 제1기 이채남 이야기할머니와 경주 괘릉초등병설유치원 아이들
하나밖에 없던 외손자를 잃고 겹쳐오는 여러 가지 상실감에 나는 노인 우울증에 걸렸던 것 같다. 그러다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가 된 이후로 나는 삶에 회의적인 자문 같은 건 하지 않게 되었다.
요즈음은 아이들을 만나러 유치원에 갈 때면 이야기할머니 왔다며 치마꼬리 잡고 반가워하는 아이들 모습이 떠올라 항상 즐겁다. 유치원 선생님들도 이야기할머니 아이들을 재미있게 해주고 인성 교육도 저절로 되는 것 같다고 하시니 더욱 힘이 생기고 하는 일에 보람과 사명감까지 느낀다. 남의 손자에겐 말도 쉽게 못 부치는 요즈음 세상에 마음 놓고 대리손자들과 즐겁게 만나며 자신감을 갖고 노년을 열게 되었다. - 2기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의 편지 中에서
이 이야기는 2009년 제2기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로 선발되신 이야기할머니의 편지글이다. 60여 시간의 양성과정을 수료한 후 유아교육기관에서 이야기활동을 하시면서 삶의 변화에 대한 소감을 적은 것이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김병일)은 ｢미래세대 민족문화 전승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의 제4기 자원봉사자를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한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광식)에서 지원하고 있는 이 사업은 과거 조부모들이 손자, 손녀들을 무릎에 앉히고 이야기를 통해 인성 교육을 시켰던 전통을 되살려 조손 세대 간의 문화를 소통하고 유아 인성을 함양하기 위한 사업으로, 미래 세대에 대한 민족문화의 전승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의 바람직한 사회적 역할 정립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2009년부터 대구‧경북권을 중심으로 시범적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2010년에 영남과 서울지역으로 확대하였으며, 작년에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300명의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를 선발하였다. 금년부터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에서 600명(수도‧강원권 200명, 충청‧전라권 200명, 영남권 20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제4기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지원서는 3월 9일까지 우편을 통해서만 접수가 가능하고, 심사를 통해 5월 31일 최종 대상자를 선발한다. 만 56세 이상의 고정된 직업이 없는 여성 어르신(2012. 2. 6. 기준)으로 지식과 인성에서 기본 소양을 갖추고, 이 사업에 남다른 관심과 열정이 있는 분이시면 누구라도 지원이 가능하다.
선발된 이야기 할머니는 6개월간의 전문 양성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이야기할머니 거주 지역의 유아교육기관 등에 파견되어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영남지역에서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총 180명의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가 선발되었으며, 양성과정을 수료한 162명의 이야기할머니들이 금년 3월부터 480여 개의 유아교육기관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귀감이 될 이야기를 들려준다.
“서울에서 수술하고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교육을 참석할 수 있었던 데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따뜻한 정을 나누어줄 수 있는 이야기 활동을 꼭 하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동기분들의 무한한 격려와 응원덕분에 힘내어 무사히 수료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은 아픈 와중에도 유아들에게 아름다운 꿈을 심어주겠다는 일념으로 양성과정에 참여하신 어느 이야기할머니의 편지 내용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 사업의 효과 및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교육 효과가 높은 이야기 교육 자료집(이야기책, 그림 동화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어린이들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함과 동시에 부모용 교재도 제작, 배포함으로써 젊은 부모들이 가정에서도 이야기를 통한 인성 교육에 자연스럽게 참여토록 유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