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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12-15 12: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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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에게는 다소 낯선 ‘구례향제 줄 풍류’ 기획공연이 17일 오후 2시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에서 펼쳐진다.

줄 풍류란 거문고를 중심으로 가야금·해금·양금·단소·대금·피리·장고가 각각 하나씩 편성돼 연주하는 실내악이다.

줄 풍류의 ‘줄’은 현악기의 ‘현(絃)’을 이르는 것이며, 줄 풍류는 삼국시대 화랑들이 유어산수(遊於山水)를 통해 제사를 지내고 음악을 연주하며 심신을 수련한데서 연유해 조선시대를 거쳐 지금까지 1000년의 전통을 이어온 우리 음악이다.

구례를 중심으로 선대부터 풍류를 즐기던 율객들과 단소의 신이라 불리던 추산 정용선 선생을 통해 그 맥을 이어와 타 지방과는 차별화된 선율 등의 가치를 인정받은 구례 줄 풍류는 1985년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83호로 지정됐다가 다시 제83-가호로 분리됐다.

줄 풍류는 인간의 칠정(七情)을 자극하는 민간의 민속악과는 달리 담박하고 은근하면서도 치우친 감정을 다잡아주는 긴 선율로 이뤄져 있으며, 개인의 심신 수양뿐 아니라 치세의 도구로 사용되는 정악이다.

구례 줄 풍류는 본풍류, 잔풍류, 뒷풍류 등 세 모둠으로 구성돼 있는데, 구례향제 줄 풍류보존회가 주관하는 이번 최참판댁 공연에서 세 모둠이 차례로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구례 줄 풍류의 세 모둠 중 첫 번째 모둠인 본영상 연주로 시작된다. 이 곡은 신묘함이 끝 간 데 없이 흘러넘치는 그윽하고 유장한 가락으로 구성돼 사람의 심금을 울리고, 판소리 수궁가 중 변주부가 토끼를 찾아 나선 후 바깥세상을 보고 해금을 얹어 소리를 하는 ‘고고천변’이 해금병창으로 곁들여진다.

잔풍류에 속하는 두 번째 모둠의 세입환(잔도드리)과 낮은 음역으로 변주를 하는 하현도드리가 연주되고, 호남 일대의 지명을 이용해 풍경을 재미있게 엮어가며 장부의 할 일을 노래하는 ‘호남가’가 가야금 병창으로 연주하며 소리한다.

마지막으로 구례 줄 풍류의 세 모둠 중 마지막 모둠인 별곡이 연주되며, 별곡은 계면도드리·양청도드리·우조가락도드리·굿거리 등 4곡으로 구성되며, 여성적인 계면조 가락과 남성적인 우조가락의 대비 선율 사이에 정악 중에서 가장 빠른 양청이 끼어 있고, 마지막으로 남도 민속 선율인 굿거리가 흥겹게 연주된다.

하동군 관계자는 “구례 줄 풍류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음악이지만 1000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 선율인 만큼 한해를 마무리할 즈음 전통의 맥을 느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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