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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7-02-17 19: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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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어머니, 고르지 못한 날씨에 어떻게 지내세요? 올해 설날은 불효자식이 찾아뵙지도 못하고 멀리서 새배를 드립니다. 올해도 복 많이 받으십시오. 한국을 떠나온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5개월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최근 이곳 이라크 아르빌에 한바탕 눈이 내렸습니다. ‘사막만이 연상되는 중동에 웬 눈?’이렇게 생각되시죠? 저 또한 너무나 경이롭고 기뻤습니다. 이곳아르빌은 높은 고도에 위치해 있어 우기에는 비도 자주 내리고 춥습니다. 한국에 비하면 춥다 할 수도 없겠지만 날씨가 싸늘해질 때면 더욱 부모님 생각이 간절합니다.

 
이곳 생활은 때로는 힘들지만, 보람을 아주 많이 느끼는 곳이라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내가 하는 일 하나하나가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이라크 평화?재건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곳 주민들의 삶이 나아지는 것을 눈으로 보고 느끼고 있어요. 얼마 전에는 민사작전의 하나인 다기능 ‘그린 엔젤’(Green Angel) 작전에 참가할 기회가 있었어요.

마을에 들어가 그곳 사람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지요. 저는 통역병으로 의무지원을 나갔는데, 현지 주민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많이 모여들었어요. 정말 쉴 틈 없이 계속 통역을 했어요. 이제까지 남보다는 나만을 위한 일에 앞장섰던 제 자신이었으나, 이 날은 봉사의 보람과 기쁨을 느꼈답니다. 아주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부모님과 떨어져 이국땅에 지내다 보니 자연‘감사’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게 됩니다. 먼저 대한민국 정예선발 병력이 될 수 있도록 신체 건강하게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도움을 줄수 있는 입장이 되어 형편이 어려운 나라에 선물을 줄 수 있는 대한민국 국민임이 정말 자랑스럽고 감사하다는 느낌을 줄곧 받고 있어요.

이라크에 지원한다고 할 때 놀라시던 부모님의 모습이 떠오르는군요. 부모님 마음은 늘 저에 대한 걱정이시겠지만, 이곳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으며 자부심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생활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마세요.

늘 건강하세요. 저도 건강하게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부모님도 기도 많이 해주세요.
그럼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뵐 그날을 기리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불효자식 올림

이라크 아르빌에 파견된 자이툰부대 소속 11민사여단 정보처의 김민국 상병이 부모님께 보내는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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