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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10-03 09: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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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을 앞에 대하고 키보드를 누름에 하마터면 제 몇 회 추석 이라고 칠 뻔했다.

순간 피식 실 웃음을 지으며 이것도 직업의식인가? 하는 생각에 앞에 놓인 컵라면이 불어 주인을 기다리는 것도 잊은 채 다시금 자판을 두드린다.

오전 6시 24분! 엊저녁 지인들과의 술자리 숙취와 갈증으로 눈이 떠졌을 때는 벌써 창밖이 희끄무레 밝아오는 새벽 4시! 주당들이 그러하듯 이 시간엔 속이 쓰리고 허 하기 마련이다.

차례를 지내야 하므로 조상님들께 깨끗한 몸과 정신으로 술을 쳐야 한다는 생각에 집 앞 가까운 목욕탕을 갈까 하고 집을 나선 것이 어이없게도 사무실 앞 까지 와 버림에 우리네 조상님들께서 말씀 하시던 ‘습’의 무서움을 다시금 생각했다.

이왕지사 시간도 남았고 하니 지난번 칼럼이 한 단체에는 득이 되었을 지언 정 다른 단체들에 실이 되었다는 뒤늦은 기자정신으로 글이나 한편 쓰자고 컵라면과 꼬마 김치를 사들고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와 보니 편린의 생각들이 교차함에 중추절 아침 서글픈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애시 당초 모 종합병원들에 관련한 글을 쓰려고 올라온 사무실에서 이번 중추절에도 고향과 가족을 잠시나마 잊고 대중을 위해 일하는 직업군들을 생각했다.

전반적인 불경기에 급료는 올바르게 받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밀린 급료를 받기 위해 추석 연휴에도 직장에 나와 일하는 직업군들과 대한민국이 보듬어주는 동남아 외국인 노동자들은 과연 이번 추석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밀린 급료는 고사하고 추석 떡값이라고 달랑 몇 푼 던져주고 마는 업주들에게 직원 개개인들의 속사정은 강 건너 불구경일 수밖에 없다.

몇 달치 급료가 밀려 있어 사랑하는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직원들을 생각하지 못하고 과연 자기네들은 자기네들 잘 되라고 조상 모실 자격이 되는지 묻고 싶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토종 어머님들과 대한민국에 시집 온 외국인 어머님들은 무슨 죄가 있어 명절 때만 되면 행사 후 몸살이 나도록 고생이 아닌 고행을 하는지 페미니스트인 필자는 가슴 아프다.

한반도 토끼 지형에 살고 있는 모든 노동자 여러분들 힘내시고, 한편 명절 때마다 즈그들은 고수톱으나 치며 차려주는 술상 대하는 남자들이 마냥 얄밉게만 느껴지던 이 땅의 여성분들 힘 내세요들!

그리고 이 땅의 모든 시어머니들! 당신들의 딸이라면 그렇게 시키겠습니까? 다시 한 번 며느리들 생각하는 어른들이 되심은 어떠신지?

-燁記(엽기) 생각-

- 개인의 주관인 칼럼기사 이므로 본지(FMTV)와는 견해를 달리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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