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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06-22 19:3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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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소장 국학 자료의 수집과 보존을 통하여 한국학 연구의 활성화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심우영)의 부속기관 한국유교문화박물관에서는 <肖像, 형상과 정신을 그리다>라는 주제로 ‘2009 정기기획전’을 개최한다.
 
이번 기획전은 고려후기 문인 초상화 3종 3점과 공신, 관료 초상화 6종 8점, 지방문인초상화 5종 7점 등 총 14종 18점이 전시되며, 6월 22일부터 8월 20일 까지 한국국학진흥원 한국유교문화박물관 기획전시실(4층)에서 전시된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13세기에서 21세기에 이르는 역사인물 14인의 초상화를 총망라했다는 사실이며, 이번 전시회는 서울에서 명성을 떨치던 최고의 화공이 그린 것과 안동지역에서 제작된 지방색이 뚜렷한 초상화를 한자리에 모았다는 점에서 여타의 초상화 전시회와 크게 차별된다.

이로써 조선시대 초상화의 중앙 양식과 지방 양식을 비교해볼 수 있는 뜻 깊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며, 아울러 16세기에 제작된 지방 문인 초상화인 <신종위 초상화>를 비롯하여 영조시절의 분무공신 <권희학 공신 화상첩>은 이번 전시에서 새로이 발굴된 것으로, 초상화 연구에 큰 획을 그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 외 이번 전시회를 통해 최초로 선보이는 <이명달 초상화>, <전우 초상화>, <장석영 초상화> 등도 주목을 끄는 것들이다.

전시내용은 다음의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먼저 1부로 고려후기 문인 초상화 3종 3점은 고려후기 문인 초상화로는 조선시대 사림들로부터 스승이나 성현聖賢으로 존경받은 이제현(1287~1367, 호는 익재), 손홍량(1287~1379), 이색(1328~1396, 호는 목은) 등이 있다.

2부는 공신․관료 초상화 6종 10점으로 공신 ․ 관료 초상화의 대상은 국난이나 왕실 보존에 충훈忠勳을 세운 공신, 그리고 관복官服을 착용한 관료들로 공신 초상화에는 장말손(1431~1486, 敵愾功 신), 이우(1469~1517, 정국공신, 호는 송재), 정탁(1526~1605, 호성공신, 호는 약포), 권희학(1672~1742, 분무공신, 호는 감고당) 등이 있으며, 관료 초상화로는 이명달(1576~1654, 호는 월촌)과 정간(1692~1757, 호는 명고) 등이 있다.

3부는 지방 문인 초상화 5종 9점으로 지방 문인 초상화는 지역사회의 유림과 후손들의 요청에 의해 지방 화가들이 그린 것들로 대상 인물로는 이현보(1467~1555, 호는 농암), 김진(1500~1580, 호는 청계), 신종위(1501~1583, 호는 물촌), 전우(1841~1922, 호는 간재), 장석영(1851~1929, 호는 회당) 등이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주목을 모으는 자료는 16세기에 제작된 <신종위 초상화>로 지금까지 발견된 16세기의 지방 문인 초상화는 <이현보 초상화>와 <김진 초상화> 등 총 2종으로서, 이들 모두 현재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새로이 발굴된 <신종위 초상화>는 지금으로부터 430년 전(1580년)에 그려진 것으로, 청송의 평산 신씨 물촌 종택에서 보관해오다가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되었다.

이처럼 약 4백년 동안 빛을 보지 못한 채 산골 오지에 파묻혀 있다가 이번 전시를 통해 세상에 최초로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이로써 16세기 지방 문인 초상화는 총 3종으로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이번 전시회의 또 다른 성과는 1728년(영조 4) 이인좌의 난을 평정한 공로로 분무공신(奮武功臣) 3등에 녹훈되어 하사받은 권희학(1672~1742)의 <공신 화상첩> 2점을 새로이 발굴했다는 사실이다.

권희학의 족자형식 공신화상은 1993년 경북유형문화재 제281호로 지정된 바 있으나, 이와 연장선상에 있는 2점의 <공신 화상첩>은 주목을 받지 못해왔다. 특히 한 인물의 공신초상화로 3종이 일괄 공개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발굴되어 최초로 소개되는 자료는 <이명달 초상화>, <전우 초상화>, <장석영 초상화> 등 3종이다.

조선중기 광해군시절의 문신 이명달의 초상화는 3장으로 이루어진 낱장의 종이에 얼굴 형상만을 각각 그려 넣은 것으로서, 정면 얼굴 1점과 반우향(半右向) 얼굴 2점이다. 봉화에 위치하고 있는 덕수 이씨 월촌 종택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하였다.

전북 전주 출신의 조선후기 마지막 성리학자로 알려진 전우의 초상화는 울진에 살고 있던 그의 제자 남진영(1889~1972)이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었으나, 이후 울진거주의 제자들이 그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울진 정림리에 봉림사(鳳林祠)를 세워 모시고 있다가 영양 남씨 중랑장 문중에서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하였다.

<전우 초상화>는 호남에 계신 스승을 기리기 위해 영남지역의 제자들이 지금까지 모시고 있었다는 점에서 지역갈등이 횡횡한 오늘날의 세태에서 시사 하는 바가 적지 않다.

구한말의 성리학자이자 독립투사였던 장석영의 초상화는 시대가 다소 떨어진 20세기 초에 제작된 것이지만, 전통적 초상화법과 서양화법이 절충된 형식을 취하고 있어 주목된다.

그의 아들 정우원이 친구 이기윤에게 부탁하여 그렸으며 깃털부채를 들고 유복차림으로 앉은 다소곳한 정면의 모습은 독립운동을 이끈 투쟁가보다는 문인다운 풍모를 물씬 풍기며 칠곡의 인동장씨 회당종택에 보관되어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이는 초상화 가운데 현재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것은 <장말손 초상화: 보물 502호>, <이현보 초상화: 보물 872호>, <김진 초상화: 보물 1221호>, <정탁 초상화: 보물 487호> 등 총 4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색 초상화: 경북유형문화재 171호>, <권희학 초상화: 경북유형문화재 281호>, <이우 초상화> 등도 보물 지정에 전혀 손색이 없는 귀중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들 가운데 <장말손 초상화>, <이우 초상화>, <정탁 초상화>는 지금이라도 국보로 지정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작품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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