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경기도지사

지난 27일 오후 수원 인계동의 수원종합고용지원센터. 직업을 찾아 나선 젊은이들부터 아이를 업은 주부, 노인, 외국인 노동자 등 수백 여명이 붐벼 발 디딜 틈이 없다.

김문수 경기지사가 이날 취업상담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고용지원센터를 찾아 구슬땀을 흘렸다. 두 명의 여성 구직자와 일일 취업상담을 체험했고, 상담대기중인 5~6명의 실직자들과는 즉석에서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하는데 나섰다. 실업급여 대상자 교육에도 함께 참여해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격려를 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먼저 이혼 뒤 생계불안정으로 직업을 찾고 있는 정 모(40.여)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혼으로 아이들 양육권까지 빼앗기니 부양가족이 없어 그 어떤 공공의 혜택에서도 제외될 수밖에 없다”는 정씨의 말에 “이혼을 해도 남성은 일을 계속할 수 있지만 여성은 육아를 거치면서 경력 단절이 돼 구직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나이 마흔이고 문예창작을 전공했으니 일단 경력을 다시 이어갈 수 있도록 인턴부터 시작할 수 있는 직장을 알아봐주겠다”며 “경기도 여성국과 연계해 취업지원에서 정 씨와 같은 고충을 겪고 있는 분들이 힘 내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구직 방향을 제시했다.

다음 상담자는 사회복지 분야에서 구직활동을 하는 이 모(36.여)씨. 상담창구에 마주한 이 모씨는 자신이 정성껏 만든 이력 파일을 보여주며 “사회복지사 자격증은 없지만 이 분야에서 5년 경력을 갖고 있으며, 장애인 노인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들 모두를 열정으로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김 지사는 “여기 마라톤 완주 기록이 담긴 증서와 사진까지 파일로 담아 힘든 일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고 칭찬한 뒤 “어려운 분야지만 무슨 일이든 밑바닥부터 단계를 밟아 올라가겠다는 열정을 갖고 나간다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니 자원봉사센터 등 최선을 다해 구직을 돕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대기실에 기다리던 노인과 영세아를 둔 주부 등과도 현장상담을 나눴다. 김 지사는 화성 현대자동차 식당에서 일했다는 여성 노인들, 사서직을 하다 출산으로 직장을 잃은 여성, 8개월째 일을 못해 쉬고 있다는 동남아 외국인 근로자 등의 고충을 듣고 꼼꼼히 메모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특히 실업급여 교육자 대상으로는 “나도 공장생활 7년, 실직생활 10년을 했었다. 이력서를 열장씩 가슴에 품고 만나는 사람마다 전하기도 했는데, 그것이 내 인생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밑바닥부터 시작한다는 각오만 있다면 누구든 성공할 수 있고, 남의 눈이 두려워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끝으로 “일일 택시기사, 시장상인, 기업대출상담, 염색공 체험 등을 계속 하는 이유도 도지사이기 이전에 힘든 일, 어려운 이들과 함께 하는 경험이 내게 가장 소중했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앞으로 저도 가장 힘든 일들에 끊임없이 도전할 테니 실직자들도 힘내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