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 호계면 부곡리에서 8일(일)과 9일(월) 양일에 걸쳐 호계 부곡 용당(암굴)에서 주민 100여명이 참여해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빌기 위해 용떡 옮기기 등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하고 경상북도 내륙지방에서 가장 크고 유일한 별신굿 한마당을 선보였다.
▲ 용떡옮기기1(2007년별신굿재연)
최근까지 마을에서는 지속적으로 별신굿을 지내 왔으나 젊은 사람들이 점점 마을을 떠나고, 굿판을 벌일 경비를 마련하지 못해 명맥이 끊어질 뻔 했으나 다행히 부곡 주민들의 의지와 문경시의 지원이 이루어져 12년만이 2007년 정월보름에 행사를 했으며, 올해 다시 행사를 함으로써 사라져가는 좋은 전통을 보존하게 되었다.
▲ 별신굿이 행해지는 상당,
부곡리 오얏골 별신굿에 대한 유래와 목적은 뚜렷한 기록 없이 구전으로 전해져 그 내력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약 300년 전부터 해마다 동제를 행하면서 10년마다 별신굿을 대대적으로 행하였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 별신굿이 행해지는 하당
특히 이지역의 암굴(용당)에서 흘러나오는 용천수가 가뭄에 나오지 않자, 이 속의 용(龍)이 샘을 막고 있다하여 별신굿을 지내기 시작하였으며, 용천수는 마을의 식수원이면서 농업용수원으로 주민들의 생업을 좌우하는 특성이 있다.
▲ 마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곳(용왕신이 있는 곳)
문경지역에는 호계부곡리 별신굿을 비롯하여, 산북면 내화리 화장별신제, 산북면 석봉리 별신굿, 석봉리 샛골 별신굿, 동로면 적성리 벌재큰마 별신굿 등 많은 곳에서 별신굿을 지냈으나 지금은 호계 별신굿만이 전승되어 내려오고 있다.
이번 행사 진행을 위해 합성계 계원들과 마을 이장(한상열)을 중심으로 부곡리 별신굿 추진위원회를 구성했을 뿐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전원이 별신굿에 참여하여 부곡리 만의 축제가 아닌 문경시 전체의 축제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별신굿은 보통 5년 또는 10년에 한 번 행하는 특별한 축제로서 주로 해안지역에 많이 활성화 되어 있으나, 내륙지방에는 거의 남아 있지가 않다. 이번 호계부곡리 별신굿의 내륙지방에 남아 있는 유일한 별신제의 전통 계승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하겠다.
부곡리 별신굿 행사의 가장 백미는 역시 “용떡 옮기는 행위”와 동줄매기라 할 수 있다. 용떡 옮기기의 경우 60여명의 주민들이 줄을 지어 제물을 옮기는 모습은 전국에서도 유일하다 할 수 있으며 부정을 방지하기 위해 한지로 만든 꽃(‘근봉(謹封)’ 이라 함)을 입에 물고 각각 사람마다 광목을 어깨에 연달아 두른 모습은 가히 장관중의 장관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부곡리 동줄(금줄)은 그 굵기에 있어 전국 최고라 할 수 있으며, 특히 동줄의 길이는 무려 300여 미터에 달해 동줄 꼬기부터 동줄 설치까지 동네주민 모두가 합심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그 규모면과 길이면에서 당연 국내최고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