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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희 코칭칼럼 '지도자의 자질과 실행' - “참 잘 했어, 우리가 잘 뽑았지” 하는 말을 나누고, 들었으면....
  • 기사등록 2008-01-22 17: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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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직접적이지 않은 바람이 하나 있다. 5년 뒤 이맘때 쯤, 올라탄 택시 안에서나, 소주를 앞에 놓고 벌이는 안주로나, 마트에서 나누는 가벼운 말 한마디 따나, “참 잘 했어, 우리가 잘 뽑았지” 하는 말을 나누고, 들었으면....하는 것이다.

오늘자 신문(조선일보)으로 ‘노(盧)정권 역주행 5년; 파행인사, 잘못 꿴 첫 단추’란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노무현대통령이 2002년 대선에서 당선직후 ‘인사 청탁하면 패가망신할 것‘이라고 말해, “아, 이번엔 제대로 좀 되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그 사흘 후 측근들을 불러서는 ’나를 도운 내 식구는 예외‘임을 알렸단다. 그것도 역대정권의 인사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에서.

기사를 읽으며 대통령이 지닐 조건이나 자질 그리고 계획이 얼마나 잘 실행될지에 관하여 생각해본다. 대통령의 생각과 뜻을 실천으로 옮기고자 할 때,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의 그 거센 역풍을 맞으며 대통령이 몸소 얼마나 수행할 수 있을 지..... 부디 잘 실행하여 MB가 자랑스러운 대통령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1. 긴 안목을 지닌 통찰력으로 개인의 이익을 뛰어 넘을 것.

요즘 매스컴을 통해본 MB의 모습은 생동감이 넘치고 힘이 넘친다. 나이에 비해 매우 건강하며 활발해 보인다. 그 많은 일을 하고 집에 돌아가서도 심야영화를 본다니 그 건강함이 내게도 전해지는 듯하다.

나는 내심 MB에게 밝은 기대를 갖고 있다. 콕콕 집어 초점을 말씀하시는 걸보면, 정말 일을 잘 알고, 잘 하시는 분임은 틀림없으리란 생각이 든다. 다만 천천히, 욕심을 조금씩 늦추며 일을 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초심(初審)의 평상심을 유지하며 제대로 봐야 제대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짧은 기간에 다 이뤄놓지는 않으리란. (5년 뒤, 내 아이가 학교를 졸업하면 갈 곳이 많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전직 대통령들이 짧은 안목을 지녔음은 이미 그들의 행적으로 드러났다. 대통령이란 자리는 단체나 기업의 장과 다르다. 선거과정 중에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의 그 고생을 어찌 말로 감당하랴! 만, 대통령으로 당선된 사람은 사적 인정을 베푸는 것에서 그치면 안 된다.

대통령을 만들고자 발 벗고 나선 동료나 주변 사람들을 나 몰라라, 내치라는 말이 아니다. 대통령은 국민과 나라 전체를 아울러 행동하고 결정을 해야 한다. 전직 대통령들이 퇴임후 오명(汚名)으로 남는 일은 개인으로서의 안목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노대통령은 개인으로서의 생각과 견해를 지나치게 높이 평가, 강조한 나머지 국정 전반에 해를 끼치는 결과를 가져왔다. 선거 과정 중에 자신을 위해 애쓴 사람들(실은 자신의 이득을 위하여 애를 쓴 것이지만)을 어떻게 대우할 것인가? 가족이나 친족, 친한 사람들과의 거리를 얼마나 공정하게 유지 할 것인지. 이 두 부분은 대통령 개인으로서 가장 민감한 분야로 그의 자질을 확인할 수 있는 첩경이 된다.

영국의 철학자 ?는 ‘공정하고 공평하면 이익이 적다’고 했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2. 사람을 가려 볼 줄 아는 눈(통찰력)

대통령이 지닐 두 번째 자질은 적재적소에 맞는 인물을 쓸 줄 아는 일이다.

만(萬) 가지 일을 혼자서 해낼 수는 없는 일이다. 대통령이 수행할 임무가 많기로, 일일이 신경을 쓸 수도 없다. 손발이 되어주고 입이 되어주며 두뇌가 되어줄 알맞은 사람을 골라 일을 잘하도록 버팀목이 되는 것, 대통령은 참모와 수많은 공무원들이 국민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도록 환경을 조성해 줘야한다. 자신보다 나은 사람이 없다는 식의 자만과 오만은 매우 위험하다. 독불장군을 모시는 아랫사람들은 눈치나 보고 제 이득이나 챙기는 일에 결국 몰두하게 된다.

(참모와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하도록 환경을 조성해 줘야한다니, 노(盧)정권 때처럼 몸집을 불려 그들만 일하기 좋고 살맛나게 하라는 뜻이 아니다. 사심(私心)없이 국민을 위해 손발이 됨이 진짜 나라를 위한 행동임을, 참모나 공무원 자신들에게도 결국은 이익이 됨을, 그래서 백성들이 살맛나게 해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능력이 있고 덕을 갖춘 자, 능력은 없고 덕을 갖춘 자, 능력은 있는데 덕이 없는 자.
이중 누구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이에 대한 설명은 다른 나라 대통령이나 지도자를 살펴보면 어떤 사람이 좋을지 실례(實例)가 될 것이다. 덕도 있으며 능력도 있다면 당연히 그 사람을 쓰지만 그런 사람은 귀하다. 그렇다면 능력은 없고 덕을 갖춘 자와, 능력은 있는데 덕이 없는 자, 누가 더 나을까?

중국 어느 나라에 덕이 매우 높은 사람이 왕이 되었다. 그는 작은 일이건, 중대사든, 매사를 후덕한 정치로서 나라를 다스렸다. 결과는? ‘그 나라는 망했다’이다. 마음만 좋아선 좋은 가장이 될 수 없듯이 흠이 없다고 좋은 정치를 하리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

클린턴 대통령은 스캔들이 있지만 부시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게 국익을 창출했다. 두 달 전 이혼한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대통령답지 않은 체신머리(우리나라 식으로 말하면)를 하고 돌아다닌다. 그의 새 애인은 이혼한 모델 겸 가수로 그녀의 벌거벗은 몸은 만인의 연인으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사르코지는 제일 먼저 비대한 정부조직 군살빼기와 느려터진 시스템을 가볍게 하고자 칼을 빼들었다. 평준화 교육이란 잘못된 정책을 과감하게 메스를 가할 줄 아는 사르코지는 자신의 사적 존재와 공인으로서의 임무를 분명히 아는 사람이다. 공과 사를 분별할 줄 아는 프랑스 국민들 역시 성숙한 시민의식을 지녔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클린턴이나 사르코지 같다면? 더구나, 불륜? 대통령 자격조건으로 이미 등록할 때 탈락했을지도 모른다. 무엇이 국익에 더 우선일까? 무엇이 국민을 더 행복하게 만들까?

3. 충언을 골라 들을 줄 아는 귀
어디 하나 뛰어난 구석이 없는 유방이 항우를 물리치고 한나라를 건설할 수 있었던 건 ‘자신보다 나은 사람의 말을, 옳은 말을 가려들을 줄 알았다’는 점이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말이 있듯이 귀에 거슬리는 말은 듣고 싶지 않은 게 사람 마음이다. 간언(諫言)을 들을 줄 알고, 참모의 의견을 존중할 줄 아는 도량이야말로 대통령이 지녀할 할 조건 중, 빼놓으면 안 된다.

한 국가의 비젼을 세우고, 그것을 설득하여 국민통합을 이뤄가는 일은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대신하면 된다. 지금은 예전과 다르다. 그 분야의 참모나 전문가 집단이 제시하는 비젼을 참고하여 공부하면 된다.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그것을 가려볼 줄 아는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와 그것을 선택하여 실천할 수 있느냐이다. 그 정책이 제대로 실행될 때 국민은 박수를 보낸다.

백성들을 안심 시키고 새로운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좋은 방법이 없냐며 유방이 참모, 장량에게 물었다.
장량이 대답하기를 “지난날 진나라 정치에서 했던 것과 같이, 하지 않으면 됩니다. 왕이 되기 전에 어떻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지요? 그것을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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