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림청 윤영균 자원정책본부장 어느 일요일 오후, 반나절 동안 어디 갈 만한 곳이 없을까하여 찾은 곳이 집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계족산 자락이었다. 도착해 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우리네 마음은 비슷한 가 보다 생각하면서 서둘러 산행을 시작했다.
등산용 장비가 없어도 가벼운 운동화만 있다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숲 속 놀이터와 맨발 체험 코스 등 다양한 숲 체험 프로그램이 있었다. 우리 집 꼬마와 어른들의 만족도는 ‘매우 만족’이었다. 도시 가까이에 있는 숲이 이렇게 우리에게 행복감을 주리라곤 예상하지 못했었다.
도시숲은 정서함양, 인간성 회복 위한 자양분
도시숲의 다양한 사회적, 생태적 가치를 논하지 않더라도 도시숲이 주는 정서함양 및 인간성 회복을 위한 자양 기능은 충분히 숲을 조성할 만한 이유를 제공한다 하겠다.
1858년 옴스테드(Frederick Law Olmsted)와 보(Calvert Vaux)는 회색 도시 뉴욕의 중심부에 생명 활력소인 공원 숲을 조성하여 황폐해 가는 도시 생활환경을 개선하고자 했다. 무려 15년에 걸친 1차 조성 후에도 센트럴파크는 계속해서 그 모습에 활력을 더해 갔다.
1965년 연방정부 차원의 역사 유적지(National historic landmark)로 등재되었으며, 1980년부터는 대규모의 공원을 민·관이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관리해 나가고 있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 울창한 숲은 시민들의 안식처 뿐 아니라 야생 동식물의 서식처로서 대서양을 횡단하는 철새들의 도래지로 한 몫을 해 나가고 있다. 연간 방문객이 무려 25백만명에 이른다고 하니 그 규모에 놀라움과 부러움이 교차한다.
이렇듯 선진국에는 도심내 숲이 녹색 랜드마크로서 자리매김한 곳이 많다. 영국 런던의 하이드파크, 캐나다 벤쿠버의 스탠리파크, 일본 동경의 소화 기념공원 등은 내국인 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각광을 받는 주요 관광지인 것이다.
우리의 도시림 지수는 WTO 권장 3분의 2 수준
우리의 현 주소는 어떠한가? 한 여론조사기관의 국민의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반국민의 80.4%, 여론 선도층의 92%가 향후 도시림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듯 바쁜 일상에 쫓기는 도시민들은 집 가까이에서, 분주한 준비가 그리 필요하지 않는 숲을 간절히 원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시민들이 체감하는 도시림 지수인 1인당 생활권도시림 면적을 보면 2005년말 현재 6.6㎡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9㎡의 3분의 2에 불과하다. 이는 ‘센트럴 파크’의 뉴욕 23㎡, ‘하이드 파크’의 런던 27㎡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풍요속의 빈곤이랄까. 국토의 64%가 산림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90%의 도시화율을 보이는 도시 생활에서 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숲은 크게 부족한 실정인 것이다.
다행히 최근 특·광역시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도시 경쟁력 강화라는 패러다임 하에 도시 녹지를 조성하고 이를 시민들이 활용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시림기본계획 세워 WTO 권장치 달성할 것
산림청은 2002년부터 연구를 시작하여 2006년 지방자치단체, 전문가, NGO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 의견을 토대로 국민들이 체감하는 생활권 도시림을 균형적으로 조성하기 위한 도시림기본계획을 수립하였다. 즉, 도시림기본계획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향후 10년간 우리나라 도시림의 중장기 정책 방향에 대한 마스터플랜이다.
이 계획은 국민들에게 쾌적한 녹색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숲속의 도시, 도시속의 숲’을 구현하려 한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생활권 도시림 면적을 2017년에는 세계보건기구에서 제시하는 면적보다 앞선 “10㎡/인”을 달성하려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산림청은 시민과 함께 도시 녹색 공간을 확충하는 데 주력하고, 확보된 녹색 공간을 생태적으로 건강하고 시민들이 쉽게 활용하는 숲이 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나가고자 한다.
생활 속에 숲을 조성하려는 도시림 정책은 이제 막 돛을 달아 항해를 시작하고 있다. 이 항해가 무엇보다 국민, 지방자치단체, NGO 등의 관심과 의지가 순항의 키워드인 순풍이 되어 계속 나아갈 것임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