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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02-01 13:26:49
  • 수정 2016-06-22 18: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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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드리고/ 새로 사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동요 ‘설날’의 1절 가사다. 설 명절 하면 이 동요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 다가오고 있다. 이맘때면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가족들은 설맞이로 분주해 진다. 외지에 나가 있는 아들·딸 등 다른 가족들의 마음은 벌써 고향으로 가 있다. 우리 모두의 마음은 그리움 속에 있던 가족과 친구들을 만난다는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우리 주변 현실은 어둡다. 최근 아동학대로 얼룩진 신문지면을 보는 우리의 마음은 부끄럽고 착잡하다. 유치원 음악발표회 연습과정에서 지시를 잘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린이들을 밀치고 내동댕이치는 장면은 숨이 막힌다. 20대 엄마는 10개월 된 딸이 울고 보챈다고 공을 얼굴에 던져 숨지게 했다. 경기도 부천시에서 발생한 초등학생을 학대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훼손한 사건은 전 국민을 참담하게 한다. 

  더욱이 OECD가 발표한 2015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34개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인 27위에 그쳤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평가한 삶의 만족도도 10점 만점에 5.8점에 불과했다. 자살률은 OECD 최고 수준이다. 희망이 삶의 버팀목인데 자살률이 높다는 것은 미래에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걸 나타낸다. 젊은이들 사이에 '헬 조선'이란 유행어가 나도는 우리 현실이 안타깝다. 

  이런 소식을 들으면 답답하다. 그러나 우리는 답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사회적 부조리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인간관계와 정신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유교, 그리고 그 가치를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안동에서 그 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한다.

  우선, 안동은 퇴계 선생을 중심으로 한 영남학파의 본산으로서 우리나라 유학을 주도한 역사적인 배경을 갖고 있는 곳이다. 종택, 서원, 향교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고택과 한국국학진흥원에는 지난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6만4천226장의 목판이 있는 등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갖고 있다. 또한 안동은 관혼상제 뿐 아니라 생활 가운데서도 아름답고 따뜻한 유교적 관습이 아직까지도 존재하는 곳이다.

  또한, 물질만능주의로 인한 현대사회의 병폐를 꼬집고,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며 안동에서 해마다 열리는 21세기 인문가치포럼은 우리에게 인간성 회복의 해법을 찾아 줄 것이다. 올해 5월에도 안동에서는 세계적인 석학들이 모여 인문가치 회복을 위한 다양한 대화의 장을 가진다.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에서는 지난해 7만 3천6백여 명의 수련생이 다녀갔는데, 이는 재작년보다 33%, 2013년보다는 배 이상 크게 늘어났다. 선비문화를 통해 자아를 찾고 공동체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선비문화를 체험하려는 수련생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이번 설은 고향을 찾은 모든 분들이 가족과 함께 인문정신의 본향인 안동에서 짙은 문화 향기와 안동의 가치를 접하는 기회를 가져 보기를 권한다. 종가와 서원, 그리고 가정마다 전해져 오고 있는 유교적 정신가치와 이를 실천하는 살아있는 전통은 인간 정신을 상실한 오늘의 시대를 밝혀줄 소중한 빛이 될 것을 확신한다.

  ‘우리 언니 저고리 노랑 저고리/ 우리 동생 저고리 색동 저고리/ 아버지와 어머니 호사하시고/ 우리들의 절 받기 좋아하세요.’ 동요 ‘설날’의 2절 가사다. 올 설 명절에는 안동이 가진 정신적 가치를 생각하며 이 노래 가사처럼 모든 가정마다 조상과 부모를 공경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정이 가득 넘쳐나기를 간절하게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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