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 대표 의식 잃고 쓰러졌는데도 회의 중단 없이 안건 통과…고양시의회 의장 “행정 기본도, 공감도 없는 처사”
{FMTV표준방송 고양/파주 문치환 기자}
▲ 사진=고양특례시의회
고양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심의 도중 시의원이 쓰러지는 응급 상황에서도 회의를 강행해 비판 여론이 거세다. 시의회는 "사람보다 안건이 먼저냐"며 강하게 반발했고, 시민사회도 “비인간적 행정”이라며 분노를 표하고 있다.
논란은 16일 오후 고양시청에서 열린 도시계획심의위원회 회의에서 벌어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식사동 데이터센터 개발행위허가 안건이 논의되고 있었는데, 고양특례시의회 임홍렬 의원이 갑작스럽게 고혈압 쇼크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임 의원은 곧바로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명지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였다. 의원이 쓰러진 중대한 응급 상황에도 불구하고, 도시계획위원회는 회의를 멈추지 않고 해당 안건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회의 중단이나 일시 정회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운남 고양특례시의회 의장은 17일 긴급 성명을 내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의원이 회의 도중 쓰러졌는데도 회의를 멈추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아무리 중요한 안건이라도 사람이 먼저라는 상식은 지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공적 회의에서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다.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원이 쓰러졌는데도 회의를 계속한 것은 행정의 기본도, 공감도 없는 처사”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고양시의회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보고 집행부에 세 가지를 공식 요구했다.
고양특례시의회는 집행부에 다음과 같은 사안을 요청한다.
▲첫째, 고양특례시의회 모든 의원은 시의원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에 두는 위기 대응 매뉴얼을 즉시 마련하라
▲둘째, 이번 사안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필요한 경우 공식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사안 조사하라
▲셋째, 시의회가 참여하는 심의·의결 과정이 민주적이고 인간적인 절차 위에 운영되도록 제도 개선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한다.
한편 시민사회의 반응도 싸늘하다. 고양시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사람이 쓰러졌는데 회의를 계속하는 건 너무 비정상적”이라며 “도대체 어떤 안건이 사람 목숨보다 중요하다는 거냐”고 분노했다.
이번 사건은 지방행정이 여전히 생명과 안전보다 형식과 절차를 우선시하는 풍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공공회의의 목적과 윤리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함께, 사람을 중심에 두는 회의 문화 정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