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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시민들을 욕보이지 말라” - [기고]강서구 열린사회를 위한 안동시민연대 집행위원장
  • 기사등록 2015-12-04 10:43:32
  • 수정 2015-12-04 13: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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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의회 김한규 의장과 일부 시의원들의 기자회견을 보고

‘안동시의회 의원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12월 3일 발표된 ‘17만 시민을 비롯한 50만 안동인께 드리는 글’이란 기사를 접하고, 지방자치단체 시의장과 의원이 발표한 성명이라고는 믿기지 않기에 시민으로서 알고 있는 사실에 기반하여 몇 가지 바로 잡고자 한다.

먼저 글 서두에 ‘이제까지 전혀 관심도 없던 일부 정치권 인사와 시민단체가 뒷북치듯 시민들을 선동하는 잘못된 내용이 언론에 계속 보도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보면서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시의회의 역할은 시민을 대변해서 집행부를 감시, 견제하고 시민의 안전과 이익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시의회가 해야 함이 마땅한 일을 하지 못했기에 시민단체와 정치권 인사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말인가? 늦게라도 그 중요성을 깨닫고 힘을 모으는 것이 시민의 생명수를 팔아먹게 방치하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시의회보다 훨씬 나은 것이다.

‘길안천 취수 반대 범시민운동을 할 당시 어디에 있었는지도, 뭘 했는지도 모르던 인사가 선거 때만 되면 나타나 지역민의 이해와 관련된 사안을 정치쟁점화 하는 시도에 대해 안쓰러운 생각마저 가지게 됩니다.’라고 이어간다. 

인간의 모든 행위는 정치적 행위이다. 지금 ‘정치쟁점화’를 ‘안쓰러워’하며 글을 발표한 시의원들조차 정치적 발언을 한 것이 아닌가 묻고 싶다. 이미 길안천 취수 자체가 정치적 판단이 아니었는가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기자회견은 정치적 타격을 염려해서 정치적 대응을 한 것이리라.

‘2014년 6.4지방선거가 끝난 후에는, “길안천 취수 반대운동”은 지역 정치권은 물론 어느 시민단체 누구도 돌보지 않아 보호자로부터 버림받은 길 잃은 미아로 전락하게 되었습니다. 안동시의회 의원 18명은 이제까지 “길안천 취수 반대운동”을 추진해왔던 과정을 생각하니, 아무런 성과 없이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의회차원의 새로운 활동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빈 손, 맨 입으로 길안천 내 줄 수 없다” ‘내부 절차적 정당성 소홀’ 시민들께 죄송! 2014년 10월 “성덕댐 용수 길안천 취수”를 원점에서 반대(저지)하기 위하여 제16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반대 결의안을 채택하고, 의원 5명으로 반대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2015년 9월까지 11개월 동안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활동하였습니다.‘ 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중요한 사실 하나가 빠져있다. 

의도적으로 빠트린 것이라고 보여진다. 그 사실이 글 전체를 왜곡하고 있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곡해하게 만든다. 사실관계를 명확히 다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그간의 경과는 이미 다른 글에 나와 있으니 중요 일정만 언급하겠다.

2014년 3월 4일 한국수자원 공사에서 '하천점용 및 공유수면 점용허가'를 최초로 신청한다. 같은 해 3월 7일 안동시는 위 신청 철회를 요청한다. 그러면서 성덕댐 건설단에 주민과 원만한 합의 후 인허가 신청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한다. 
2014년 6월 5일, 6.4지방선거 바로 다음날인 6월 5일자로 수공은 ‘하천점용 및 공유수면 점용허가’를 재신청 한다. 이 날짜를 주의 깊게 보라. 선거 바로 다음날 신청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리고 중요한 사실 하나, 안동시의회는 2014년 6월 18일, 제161회 안동시의회(임시회)에서 ‘성덕댐 용수를 위한 길안천에서의 취수를 반대한다’는 산업건설위원회의 의견을 공문으로 안동시장에게 내려 보낸다. 
2014년 8월 1일, 안동시는 ‘하천점용 및 공유수면 점용 허가’를 민원해소 후 착공하라는 조건을 부여하여 허가해 준다. 2014년 10월 31일, 성덕댐 용수 길안천 취수 반대 특별위원회 구성, 2015년 9월 16일 안동시는 하천점용 및 공유수면 점·사용 실시계획을 승인해 주게 되고 수자원공사는 공사를 시작하게 된다. 

2014년 8월 01일, 하천점용 및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와 2015년 9월 16일 하천점용 및 공유수면 점·사용 실시계획 승인의 두 개의 허가 사이에 길안, 송사, 임하면의 취수반대 대책위는 수자원공사와 추진 협약을 맺고 서명을 하게 된다. 

여기서 짚어볼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시의회가 반대의사를 분명히 표명한 공문을 내려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안동시장은 시의회의 의견을 묵살하고 하천점용 및 공유수면 점용허가를 내준 일이다. 왜 그랬을까? 이 부분에 대해 안동시장은 그간의 경과와 허가 이유를 시민 앞에 설명하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또 하나, 김한규 안동시의회 의장은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이미 지난해 길안천 하천점용 및 공유수면 점·사용을 허가 한 상황에서 수자원공사와 합의할 내용에 대해 의원들 간 조율하고 있었다"며 "일부 의원이 합의문이 원만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내용을 전달했을 뿐인데 집행부에서 실시계획을 승인해 준 상태"라고 말했다.(표준방송 FMTV 2015년 10월 20일자 기사)

김한규 의장의 이 말을 보면 이미 안동시장의 허가로 공사 시작을 막을 수 없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가장 중요한 잘못은 ‘안동시장의 허가’이다. 시의회는 안동시장에 대한 규탄과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럼에도 오히려 화살은 시민단체와 잘못을 지적하는 정치인들을 향해 있고, 선동이니 정치 쟁점화시도니 하며 폄훼하고 있다. 

안동인께 드리는 글이 주장하는 바, ‘반대 특별위원회’ 활동도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위에 인용한 기사에도 있듯이 이미 안동시장의 허가가 난 뒤에 뒷북치며 반대 특별위원회를 만든 것은 결국 시의회도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으니 협약서나 잘 만들어서 수공에 받아 낼건 받아내자’라는 의미 외에 더 무엇이 있는가 말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활동한 결과가 무엇인지 말해보라. 당신들이 말하는 협약서 하나가 아니던가?

‘시민을 선동하여 이익을 얻으려는 일부 시민단체’라는 말은 보는 이의 눈을 의심케 하는 발언이다. 이 말은 시민단체와 전쟁을 선포함에 다르지 않다. 시민을 선동하여 이익을 얻으려는 일부 시민단체가 어디인지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이는 길안천 한밤보 취수 반대를 외친 모든 시민, 사회, 환경단체들을 싸잡아 매도한 것으로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명예훼손이다. 이 내용과 관련해서는 연대 단체들이 가만히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 본다. 공개적으로 사과하지 않을 경우 연대 단체들이 협의해 법적 조치에 들어가는 것이 합당하다. 

안동지역은 안동댐, 임하댐으로 인해 오랜 세월을 수많은 피해를 보며 살아 왔다. 요즘도 아침엔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로 출근길이 힘들고, 아이들의 기관지 질환은 나을 줄을 모른다. 그런 점을 잘 아는 시의원이 뒷부분에는 ‘길안천 취수사업은 경북도 동남부지역 부족한 생․공용수 확보를 위하여 진행되는 국책사업으로 무작정 반대만을 고집하면 “복지극대화, 자유존중, 미덕추구”라는 정의에도 어긋난다고 판단하였습니다.’라는 앞뒤도 맞지 않는 억지주장을 펴고 있다. 

지역민의 생명수를 팔아먹는 것이 복지극대화이고 자유존중이고 미덕이라니 참으로 나눔과 배품의 덕이 깊으신 의원님인가보다. 베풀려면 시의원 개인의 것을 베풀라. 시민의 것은 시민의 품에 두라. 안동댐, 임하댐, 성덕댐 그리고 한밤보 취수가 안동시민을 위해 생긴 것이 아니란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시의원의 발언으로는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동안 어느 누구도 접근하지 못한, 길안천 수질보존, 유지수량 확보, 생태계 보호 등을 담보하는 조건으로 수자원공사와 협약안을 작성하여 길안천 취수 반대 특별위원회에서 활동결과 보고서를 채택하여 본 회의에 부의된 상태입니다.’라는 부분에서는 할 말을 잃었다. 

왜 수자원공사에 길안천 물을 내주고 길안천 수질보존, 유지수량 확보, 생태계 보호를 해야 하는가?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어찌 자신의 심장을 내어주고 인공심장으로 살 길을 열어달라는 멍청한 소리를 할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길안천 살리기는 굳이 수자원공사에 물을 팔아먹지 않아도 장기적이고 계획적인 하천살리기 사업으로 진행하면 될 일이다.

시의회의 정치쇼는 끝이 아니다. 시의회에서는 반대 입장을 고수해야 할 수자원공사와 협약서를 만들었고, 시의회 의장과 반대특별대책위원회는 이를 승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 수자원공사와 공식적인 협약을 위해 본회의에서 망치만 두드리면 되는 상황, 그런데 돌발변수가 생겼다. A모 의원의 전화 한 통으로 ‘허가’가 나버린 것이다. 이에 안동시의회는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난장판이 되고 급기야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A모 의원의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시의회의 A모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와 윤리특별위원회 징계안 부결도 한마디로 정치코미디에 불과했다. 전체 진행과정과 정작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아는 의원들 입장에서는 절대 징계안을 통과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그것도 한밤보 취수 반대와 관련해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활약을 펼친 A모 의원이었으니까 말이다. ‘의원의 품위 유지 의무와 양심에 따라 그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했다’라는 부분에서는 먹고 있던 음식까지 내 뿜었다. 웃기는 건 개그맨에게 맡겨두고 당신들은 정치나 잘 하시라. 

‘존경하는 50만 안동인 여러분! 이러한 노력과 성과를 인정하지 못하고 길안천 생태계 파괴를 걱정하고 17만 시민을 비롯한 50만 안동인의 안위를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남의 잘․잘못을 원망하거나 비난하며 시비 걸지 말고 지금이라도 전면에 나서서 제기한 문제를 명쾌하게 해결한다면 시민들로부터 공가를 인정받고 업적은 역사로 기록되어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미묘한 시기에 본질을 호도하여 이득을 취하려고 시민을 선동하는 일부 정치세력에 현혹되어 일희일비 하시지 말고 우리의회와 시 집행부를 믿고 미래가 불확실한 어려운 시기에 굳건한 의지로 생업에 충실하여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오히려 역겨움을 느낀다. 

후안무치도 유분수지 어떻게 시의장과 의원이란 사람들이 이런 성명을 낼 수가 있는 것일까? ’남의 잘․잘못을 원망하거나 비난하며 시비 걸지 말고‘라는 말이 시의장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가?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의원이라는 자리를 개인의 사업이나 사교의 자리 정도로 여기는 인식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묻고 싶다. 기자회견문 글에서 본인들 스스로 언급했듯이 시민 3만5천여 명의 반대서명, 범시민 대책위원회 활동, 범시민 궐기대회 등에 있어 함께한 시민들의 뜻을 저버린 잘못을 깊이 반성하지 않고, 길안천을 지키지 못함에 시민 앞에 석고대죄 해야 마땅할 진데 시민을 향해 가만있으라, 가만있으라고 한다. 

2014년 8월 1일 안동시장이 하천점용 및 공유수면 점용 허가를 내준 그 날로부터 길안천은 더 이상 안동시민의 것이 아닌 게 되어버렸다. 더 이상 일하지 말고 가만있어야 할 사람들은 시민들에게 가만있으라고 하는 시의회 의원들이다. 더 이상 시민들을 욕보이지 말라. 우리는 길안천을 지키기 위해 싸울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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