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8-12-12 10:54:49
기사수정

평소에 흔히 하는 말로 ‘낙동강 오리알‘ 되었다고 한다. “무리에서 떨어져 나오거나 홀로 소외되어 처량하게 된 신세” 라거나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하고 한쪽에 존재감 없이 있는 것" 또는 "고립무원의 외톨이 상태" 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아주 재미있고도 의미심장한 말이다.

어원에 대한 설화는 6.25전쟁에서 UN군의 공습으로 보급이 차단되어 더 이상 진격할 여력이 없게 된 북한군이 마지막으로 파상공격을 시도한 다부동 전투에서 고지대를 점령한 국군의 기관총과 박격포 집중사격에 북한군이 낙동강 물속으로 퐁당퐁당 떨어지는 상황을 바라보며 병사들을 독려하던 중대장이 "낙동강에 오리알 떨어진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거품경제 붕괴로 인해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나앉게 된 사람들을 두고 후지산 돌멩이라는 말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막상 오리알 자체는 단백질이 풍부하여 여러 요리에 이용되며, ‘낙동강 오리알 신세’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아미노산이 풍부한 영양만점 식품이라고 한다. 표면이 거친 것이 오히려 신선하고 달걀 40~70g 보다 2배 정도 60~90g으로 훨씬 무겁다고 한다.

갑자기 생뚱맞은 오리알 이야기를 하게 된 동기는 지금 피멍이 들어서 만신창이가 된 낙동강을 생각해보니 낙동강 오리알 보다 못한 낙동강이 되었다는 푸념이 선뜻 떠올라서이다. 오리알은 신선한 식품이라고 하는데 낙동강 물은 오염되어 마시지도 못하니 오리 알보다 못하다는 것이 맞지 않은가? 참 서글픈 현실이다.

낙동강 맑은 물이 풍부하게 흘러내려 구미, 대구, 창원, 부산에 공단이 들어서고 경제성장이 이루어졌으며 강물을 이용하여 체소, 과일농사가 비닐하우스로 특수재배 되면서 사시사철 싱싱한 농산물을 먹을 수 있는 참으로 행복한 세상이 되었다. 그런데 그 고마운 낙동강을 우리 인간들이 배신하여 마실 수도 없는 죽음의 강으로 만들고 말았다. 자연의 강을 가만두지 않고 무모한 욕심을 부려서 강을 막고 파헤치고 골병이 들게 하고 말았다.

특히 낙동강 중ㆍ하류의 보설치는 강물이 흘러가면서 자정작용으로 수질환경 생태계를 살리고 생활용수로 이용할 수 있는 신성한 물의 생명을 죽여 버렸다. 그나마 물이 흘러서 살아있는 상류마저 실효성도 미흡한 일거리로 댐 건설과 하천정비를 한답시고 하천가공을 하여 수질환경 생태계를 다 죽이고 있다.

모래가 흐르는 내성천의 아름다움으로 무섬마을이 있고 회룡포가 있는데 영주댐을 막아서 골병이 들어가고 있는 내성천의 참상을 눈뜨고 볼 수가 없다. 푸른빛으로 반짝거리던 길안천은 산수라고 해도 되고 약수라고 해도 되는 Fresh Water로 보배 중에 보배였다. 성덕댐을 막고 나니 벌써 오물이 흐르는 강이 되어버렸다. 영주댐, 성덕댐 모두 최근에 건설되어 처음부터 반대 여론이 많았지만 무슨 이유인지 결국 이 지경을 만들어놓고야 말았다.

옛날부터 상선약수(上善若水)라고 맑은 물은 신선이라고 하여 정수를 한 그릇 떠놓고 소원을 빌었고, 조상을 모셔도 정수에 세수를 하고 혼인을 할 때에도 정수를 떠놓고 백년가약을 맺었던 것이다. 고결한 선비정신 또한 맑은 물과 푸른 산에서 호연지기를 얻어 고도의 정신적 에너지로 승화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만큼 산수가 맑은 자연환경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학문과 예술을 탐구하는 정신적 근원이 된다고 생각된다.

삼천리금수강산을 노래하면서 반만년 역사를 이어온 우리나라 우리민족은 물 걱정 하지 않고 살아왔는데 문명이 훨씬 발달한 지금 와서 오히려 마실 물조차 관리를 못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지금부터라도 친환경 치수사업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댐보다 더 높은 산야에 빗물을 저장하고 농지와 하천에서는 물이 흘러내려야 모든 자연생태계가 되살아난다. 하늘에서 산으로 들로 하천으로 바다로 선순환 되는 물 관리시스템을 하루빨리 구축해나가자. 백조가 날고 은어가 노니는 푸르른 낙동강으로 되살려서 ‘낙동강 오리알’이라는 풍자를 옛날처럼 그렇게 읊조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fmtv.co.kr/news/view.php?idx=12101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강산중고MTB
지방방송총국모집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