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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8-06 15: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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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부산에서 소금배가 들어오던 구담나루터에 ‘낙동강 리버마켓’이 떠오르고 있다. 며칠 전 경상북도 행복씨앗마을사업 주민공모 심사결과 낙동강 리버마켓을 주제로 한 ‘어게인 1980, 구담시장’ 등 17건이 선정되었다. 구담재래시장이 소멸될 위기에 도청신도시와 연계하여 상생발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바로 강 건너 기산들에 마, 우엉, 메론 등 작목반이 20개가 넘지만 농산물 직판장 하나 없고, 장터가 협소하여 관광버스 1대도 주차할 수 없는 구담시장을 현대화해야 할 지금  ‘낙동강 리버마켓’이란 마중물이 반갑게도 찾아온 것이다.

지난 1977년10월14일, 새마을협동사업으로 구담교가 준공되기 전까지 폭 500m의 구담 낙동강은 여름에 나룻배와 겨울에 섶다리로 건너다녔다. 현재까지도 5일장이 열리고 있는 구담장터는 안동에서 임동 책거리장터와 쌍벽을 이루는 이름난 장터로 안동, 예천, 의성지역이 접하는 삼각교통 요충지이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부산 김해하구에서 소금과 해산물을 가득 실은 상선이 낙동강을 따라 30~50일여 만에 구담나루터에 정박하면 어류와 해산물을 하역하여 영남 내륙으로 도ㆍ소매가 이루어졌으며, 먼 거리는 창고에 저장하여 중도매도 하였다고 한다. 그야말로 영남내륙을 연계한 낙동강 실크로드였다고 말 할 수 있다.

경주엑스포가 터키 이스탄불까지 6,400km의 대륙실크로드를 재현한 바 있듯이, 안동 구담나루터의 ‘낙동강 리버마켓’도 낙동강 700리 뱃길실크로드를 재현하는 것이다. 지금 전국적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양평 문호리 북한강 리버마켓을 벗 삼아 안동 구담리 낙동강 리버마켓을 열어보자. 옛날 고구려장터도 구경하고 신라장터도 구경해보자면, 전국의 수많은 장꾼들이 몰려다니지 않을까 미리 설레발도 한 번 쳐본다.

강물이 유유자적 흘러가는 물결 따라 발길을 옮기면서 자연의 강바람을 들이마시고, 우엉차 향기와 은어의 노래를 음미하며, 손수 만든 공예품이나 자가생산한 농ㆍ특산품 등을 직거래하는 신선함도 맛보고, 가족ㆍ친구ㆍ연인들과 강변의 낭만을 만끽하는 리버마켓의 매력은 상상만 해봐도 머리가 시원해진다. 특히 구담나루터 낙동강 리버마켓의 매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 강변의 잔디구장에서 축구나 그라운드골프를 즐길 수 있고, 낙동강 풍경소리 강변둘레길 따라서 운치 있는 걷기운동도 할 수 있으며, 낙동강 명품공원 사업으로 구담습지 생태탐방로와 카누체험도 할 수 있는, 그야말로 대자연의 호연지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환상적인 강변장터라는 것이다.

조선시대에 임금님 수라상에 올라가던 낙동강 은어도 구담에서 안동까지 70리(낙동강 700리의 1/10구간)에서 가장 활기차게 헤엄치는 은어를 생포하여 석빙고에 저장해가며 궁궐로 보냈다고 한다. 필자가 1973년 강 건너 중학교에 입학하여 큰 비가 오면 홍수로 나룻배가 다닐 수 없어서 하루씩 신나게 놀던 추억이 새로워진다. 구담리는 600호나 되는 큰 동네로서 100여 명까지도 탈 수 있는 큰 배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쉴 새 없이 다녔다. 그만큼 구담나루터는 바다의 항구처럼 사람과 물류가 흘러넘치던 낙동강 실크로드였다는 것이다.

필자가 중3이 되던 1975년에 안동댐이 완공되어 담수를 시작하니 강물이 반도 안 되게 줄어들었고, 홍수가 나지 않으니까 강변으로 제방을 쌓아서 삼각주를 이룬 드넓은 모래밭을 기름진 농토로 변경하여 지역농민들에게 불하하였다. 이렇게 비옥한 삼각주 들판은 오늘날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특수작물 재배로 주민들이 고수익을 얻으면서 풍요로운 농촌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인간의 역사는 강물 따라 이루어져왔고, 강물은 풍요로운 삶을 가져다주었고, 풍요로운 삶은 복지향상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을 발전시켜왔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따라 경북도청이 경상도개도 700년 만에 새천년도읍지를 구담나루터 옆으로 정하고 2016년 3월 20일, 역사적인 이전을 하였다. 벌써 3년차로 인구 1만여 명이 넘는 신도시로 급성장하면서 웅도경북 재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때에 ‘낙동강 리버마켓‘의 등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 맞는 새로운 희망으로, 반만년 이 나라 대한민국을 이끌어온 위대한 경북의 혼을 되살리는 숨결이 될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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