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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09-26 10: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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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봄, 유래 없는 가뭄으로 중부지방에는 모내기를 제때에 하지 못했고, 남부지방은 장마철인 여름에도 강수량이 부족하여 대구, 울산 등의 식수공급마저 부족한 상황이라고 하니 국민들의 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기후변화라는 대재앙으로 이미 가뭄시대가 시작된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가뭄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 21c의 생존과 번영은 이 BLUE GOLD라는 FRESH WATER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좀 더 실체적으로 FRESH WATER라고 말한 것은 오염되지 않은 맑고 깨끗한 물을 보존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대한민국 땅위에 내리는 연간 총수량은 1,270억톤(소양강댐 44개 저수량)으로 40%인 540억톤은 지하로 스며들거나 공중으로 증발되고 60%인 730억톤이 지면에 남지만, 우리나라는 산과 강의 경사(하상계수)가 급하여 400억톤이나 그냥 바다로 휩쓸려 내려가고 나머지 330억톤만 생ㆍ공ㆍ농업용수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무려 1/3이나 되는 강수량을 그냥 바다로 내려 보내고 해마다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 전국에서 이용하고 있는 물은 17,700개의 댐ㆍ저수지 87억톤과 하천수 146억톤과 지하수 17억톤 등 모두 250억톤 정도로 평균 강수량의 20%에 지나지 않는다. 지상에 떨어진 730억톤의 빗물을 250억톤 밖에 저장하지 못하고 아무대책도 없이 그냥 바다로 흘려보낸 400억톤을 지상에 저장해야 가뭄을 극복하고 자연환경을 살릴 수가 있으므로, 지금부터 전 국토에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의 수리시설을 주도면밀하게 강구해나가야 한다.
 
위의 평균 강수량보다 더 중요한 순간 강수량을 보면 또 다른 물관리가 절실하다는 판단을 할 수가 있다. 건기에 해당하는 10월~3월까지 6개월간은 연간 강우량의 15%밖에 내리지 않으며, 우기에 해당하는 4월~9월까지 6개월간에는 전체 강우량의 85%가 집중적으로 내린다. 특히 6월~8월까지 3개월 장마기간에 총강수량의 60%나 한꺼번에 쏟아져서 홍수가 일어나고 그대로 바다로 흘러가버리는 매우 심각한 문제점이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폭풍우까지 휘몰아쳐서 해마다 풍수해 재난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뭄시대의 주요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엘니뇨(El Nino) 현상이 지목되고 있다. 원래 엘니뇨란 남아메리카 페루 및 에콰도르의 서부 열대 해상에서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주로 크리스마스 전후에 나타났기 때문에 아기예수를 뜻하는 스페인어 ‘엘니뇨’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한반도 주변 수역은 지난 100년간 수온이 섭씨 3도 이상 올라 지구 평균온도 0.5도에 비해 6배나 오른 상태다. 이로 인해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지면서 전반적인 기온 상승을 불러일으켰으며, 올해는 특히 시베리아 일대를 돌며 한랭기단의 남하를 막던 제트기류가 한반도 북부까지 내려오면서 일부 지역에 집중 호우가 내리고 일부 지역은 오히려 가뭄이 더 심화되는 기상 이변이 속출하였고,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계속될 전망이라니 참으로 걱정이다.
 
이제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응한 총체적인 치수대책을 어떻게 강구할 것인가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우선 지금까지 가뭄과 홍수대책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나아가 좀 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물 관리를 해나가야 된다. 그런 관점에서 지금까지의 대형 댐과 강을 가로막는 보 등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저수방식을 바꾸어야 하고, 홍수를 육상에서 바다로 빨리 내려 보내기만 하는 한 가지만 생각한 배수방식도 바꾸어야 한다. 한마디로 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상의 높은 곳에 저장(지상ㆍ지하방식)하여 낮은 곳으로 흘러내리면서 농업용수로 이용하고 하천은 자연유하로 흐르면서 자정작용으로 생태계도 살리고 맑고 깨끗한 생활용수도 안전하게 마시고 쓸 수 있도록 친환경 치수사업을 펼쳐나가야 한다.
 
자연환경의 빗물 경로를 보면 효율적인 치수방법을 더욱 쉽게 알 수가 있다. 하늘에서 구름으로 이동하며 지상으로 내리는 빗물은 1차적으로 높은 산에서 저장되도록 해야 위치에너지를 최대한으로 이용할 수가 있다. 산에 저장하는 방법은 인공호수를 조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녹색 댐이라고 부르는 숲에 스며드는 수량이 180억톤으로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바닥에 쌓인 낙엽을 제거하고 빗물이 조금씩 고이도록 산비탈면을 파형으로 만드는 등 저수량을 최대로 늘릴 수 있도록 하는 숲 조성ㆍ관리가 필요하다. 인공호수는 산 규모나 지형에 따라 적은 웅덩이부터 백두산 천지 같은 산정호수를 만들고 산 계곡마다 하단에 제방을 쌓으면 쉽게 축조할 수가 있으며, 우리나라 국토면적의 70%가 산지이므로 강수량의 70%가 산지에 내리기 때문에 녹색 댐(물 저장) 효과가 대단히 크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전국 방방곡곡의 논ㆍ밭보다 높은 들에 저수지를 만들어 전 국토에 골고루 지하수가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 현재 저수지 17,000개를 감안하면 5배의 10만개 정도를 축조하여 빗물의 2/3 이상을 저장할 수가 있고 집중호우 시는 저류기능으로 홍수방지 효과도 있도록 백년대계의 수리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때마침 물순환도시에 매진하고 있는 경북 안동시와 충북 청주시, 인천시 등에서 산지에 웅덩이를 조성하고 용수원이 없는 한계농지에 빗물저장탱크나 팩을 비치하는 등 가뭄극복의 우수사례를 보면서, 제2의 새마을 운동으로 전 국토에 소규모 저수지, 웅덩이 만들기 운동을 전개해나갔으면 좋겠다는 제안도 해본다.
 
옛날에 논마다 웅덩이가 있어서 가뭄에 물 푸고 물고기 잡아서 풋굿도 해먹고 하던 추억이 엊그제 같은데 언제부턴가 파이프 하나로 지하수를 역류시키는 모터소리에 웅덩이는 사라지고 지렁이조차 살지 못하는 황폐한 농토로 변해버린 것이 못 네 아쉬웠는데, 지금부터라도 논ㆍ밭과 들에 다시 웅덩이와 저수지를 만들어나가면 물고기도 옛 추억도 지연환경과 함께 되살아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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